원·달러 환율이 달러 가치의 상승세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장중 한때 1130원대 중반까지 급등했지만, 달러 매도 차익 실현 물량에 결국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1원 내린 1126.4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이날 5.0원 오른 달러당 1131.5원에 출발한 후 1136.4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2월 고용지표가 호조로 나타나면서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날 오전 10시쯤 3월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1%대로 ‘깜짝’ 하향 조정하면서 원·달러 환율에 가해지는 상승 압력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이내 달러 매도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결국 하락세로 전환됐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21엔 초반대로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환율은 앞서 9일(13.4원↑), 10일(10.5원↑), 11일(3.9원↑)에 3 거래일 연속 큰폭의 오름세를 띠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8원 정도 오르고 나서는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제한했다”며 “여기에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이 향후에는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중기적으로 꾸준히 오르막길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7~18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그간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근거가 됐던 ‘인내심’라는 성명서 문구를 삭제할 가능성이 높다”며 “원·달러 환율이 이달 최고 1150원대까지 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후 3시 외환은행 고시 기준 전일보다 0.31원 내린 100엔당 928.15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