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부터 활기를 띄고 있는 주택분양시장이 올 들어 탄력을 받고 있다. 1, 2월은 주택분양시장의 비수기이지만 올해는 인기 단지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달한 만큼
하지만 전문가들은 청약 경쟁률의 경우 허수가 많은 만큼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수요자들이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해 말 대한주택보증이 국가통계포털(KOSIS)을 통해 공개한 지난해 3분기 '지역별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분양률에 따르면 전국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은 78.3%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48.6%로 17개 광역시·도 중 가장 낮았다.
초기분양률은 30가구 이상 민간아파트 중 분양개시일 이후 6개월 이내 맺은 계약률의 지역별 평균치를 계산한 것으로 지난해 말 공개된 초기분양률은 지난 3∼6월에 분양된 아파트들의 계약률이다.
건설업체들이 영업비밀로 간주하는 분양계약률을 처음 공개한 것으로 계약률이 높으면 아파트 분양권에 웃돈이 붙을 가능성이 높고 계약률이 낮으면 청약자는 당첨되더라도 계약을 포기할 수 있어서 수요자들에 도움이 되는 정보다.
이처럼 그동안 아파트 청약자는 분양아파트의 청약경쟁률만 보고 흥행 여부를 판단해 왔다. 실제 금융결제원 주택청약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3∼6월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전국 4.4대1, 서울 1.6대1로 각각 집계됐다. 대구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10.7대1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초기분양률은 서울이 가장 낮았고 △전남 58.3% △대구 65% △부산 73.5% △인천 75.1% △충북 75.5% △전북 80.3% △경기 8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분양단지마다 청약과열 조짐을 보인 대구ㆍ부산 등이 실제 분양률은 낮았던 것을 수치로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분양할 때 청약경쟁률뿐 아니라, 실제 계약률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계약 현황은 수요자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료지만 정작 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요자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청약경쟁률은 실계약으로 반드시 이어지지 않는데다 건설업체들이 직원들까지 동원하는 등 꼼수를 부려 허수가 많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특히 계약률 공개에 대해 건설사들의 반대가 심하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계약이 지지부진한 부분을 굳이 부각시킬 필요는 없다고 판단해 계약률을 공개하지 않는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일부를 제외하고 며칠 사이에 완판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건설사들의 경우 계약일로부터 3개월 안에 전체 물량의 절반만 팔아도 성공으로 보고 이 경우 공사비 회수에도 문제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굳이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계약률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계약일 이후 6개월쯤 지나도 미분양이 있을 경우 각종 옵션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무이자 혜택 등을 늘리고 준공 후에도 남아 있는 물량은 분양가를 깎아주기도 한다. 실제로 수도권 일부 단지의 경우 50% 가까이 할인하는 단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