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이슈에 대해 발언하는 것을 극히 자제했던 중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변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동안 중국 CEO들은 정부와의 불화를 우려해 민감한 이슈에 대해 침묵을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이들 CEO도 구글이나 스타벅스 등 미국 기업들처럼 사회적 메시지를 통해 회사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자신의 평판을 좋게 하려는 의도에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은 마윈 회장의 주도로 온라인장터 타오바오에서 지난 2월 동성애자 10쌍에게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올 여름 미국 여행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개최했다. 이는 불법은 아니지만 동성애를 꺼렸던 전통을 깨는 것이다.
온라인 여행업체 씨트립은 자녀 많이 낳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자녀 정책을 완화하자 행동에 나선 것이다. 회사는 정부 가족계획을 어겨 벌금을 낼 위기에 처한 직원들에게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제임스 량 씨트립 공동 설립자 겸 CEO는 “더 많은 자녀를 낳게 하는 것은 정부가 장려해야 할 일”이라며 “중국은 ‘노동력 풀(labor pool)’이 다 채워지지 않으면 경쟁과 혁신이 결여될 위기에 놓인다”고 주장했다.
쭝칭허우 와하하그룹 회장은 최근 공개적으로 일부 도시의 자동차 신규 등록 제한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교통정체를 해결하려면 규제 대신에 더 많은 도로를 건설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중국 CEO들이 사회 이슈를 말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있다.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왕궁취안은 지난 2013년 공직자 재산공개 운동에 가담하고 나서 공공질서 교란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부동산 재벌안 판스이 소호차이나 회장은 지난 2011년 “대기오염 데이터가 좀 더 정확해야 한다”는 주장을 소셜미디어로 활발히 펼쳤다. 그러나 이후 국영 언론매체가 회사를 집중 조사하고 비판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2013년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유명인사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말에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최근 CEO들은 동성애자 권리 등 정부가 덜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자녀 정책’도 지난 2013년 공식 폐지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