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역사적인 총선이 7일(현지시간) 실시된다. 650개 선거구별로 최다득표자 1명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된다.
집권 보수당과 야당인 노동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에 투표 결과는 8일 새벽에야 윤곽을 보일 전망이다.
보수당은 경제회복과 재정적자 축소를 성과로 내세우면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노동당은 파탄난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며 5년 만에 정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
보수당 소속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영국의 일자리 기적’이라며 고용회복 성과를 자화자찬했다. 반면 노동당 당수인 에드 밀리밴드는 생계비용이 급증하고 있다며 서민의 삶의 질이 1920년대 이후 가장 악화했다고 한탄했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의 말이 모두 맞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영국의 지난해 경제활동참가율은 72%로, 미국의 68%를 웃돌았다. 영국의 실업률은 보수당이 정권을 잡은 2010년 말 7.9%에서 지난해 5.83%로 떨어졌다.
일자리는 늘었지만 생산성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임금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근로자들의 생계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지난 2007년 이후 영국의 생산성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미국 생산성이 8% 이상 높아진 것과 대조된다.
집권 이후 경제정책에 있어서도 보수당과 노동당의 노선은 극명하게 갈린다. 보수당은 재정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증세는 없을 것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반면 노동당은 ‘부자 증세 서민 감세’를 통해 복지 재원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보수당은 또 스타트업 3배 확대 등 기업친화적인 공약으로 103개 기업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의 공개 지지 선언을 받았다. 노동당은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고속득자에 50% 과세, 최고급아파트 주택세 인상과 은행·전력·소매업 등의 규제 강화를 내걸었으며 재정긴축을 완화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보수당이 재집권하면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출하는 브렉시트(Brexit) 가능성이 커져 글로벌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평가다. 캐머런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이기면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2017년 이전에 시행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다만 보수당은 브렉시트로 EU를 압박해 의결권 확대와 예산 축소, 보조금 수령 확대 등을 노릴 뿐 실제로 이를 실천에 옮길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하게 된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6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은 각각 34%의 지지율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에 두 정당 모두 단독 과반을 확보하기는 어려워 스코틀랜드독립당(SNP)과 자유민주당 영국독립당(UKIP) 등 다른 소수정당과 연정을 추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