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행사의 계절이다. 전남 담양 대나무축제, 전남 장성 홍길동축제, 경남 산청 한방약초축제, 경남 합천 황매산철쭉제, 천호공원 철쭉축제 등 전국 각지에서 한 달 동안 수많은 축제들이 진행된다. 축제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축하 공연이다. 인기스타부터 지역가수들까지 총출동해 지역주민 앞에서 공연을 하며 축제의 흥을 더한다.
축제 관계자들이 선호하는 가수는 단연 트로트 가수다. 정감 있는 가락과 가사에 이내 공감대가 형성된다. 매년 이 시기가 되면 트로트 가수들은 바빠진다. 전국 각지 행사장에서 트로트 가수 모셔오기에 열을 높이기 때문이다.
트로트 가수의 주된 수입원도 결국 행사라는 것이 음악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물론 개런티는 가수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행사 출연료로 평균 책정된 금액은 신인 가수의 경우 100만~200만원이며 소위 잘나가는 트로트 가수의 경우 1000만원까지 상승한다. 트로트 가수 신유의 소속사 SY기획 신동학 부장은 “트로트 가수의 주요 수입원은 행사다. 4~6월은 행사 시즌이다. 5월 한 달간 30개의 스케줄이 잡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물론 트로트 가수들이 행사에만 매진하진 않는다. 방송 출연과 CF를 병행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CF의 경우는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선전하고 있는 홍진영, ‘트로트 4인방’으로 불리는 태진아ㆍ송대관ㆍ설운도ㆍ현철, 트로트계의 젊은 바람을 불고 온 장윤정, 박현빈 같은 스타급 트로트 가수에 국한돼 있으며 대다수 트로트 가수의 경우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진호 대중문화평론가는 “현재 국내에 수많은 트로트 가수들이 있다. 광고는 일부 스타 가수들의 영역인 그들만의 리그다. 방송 출연 역시 수입원이 될 수 없다. 방송은 상업적 효과를 얻기보다 자신을 알리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방송을 보고 인지도를 높이면 행사로 수입을 얻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음반이나 음원의 경우도 트로트 가수에게는 안정된 수입원으로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소속사 코엔스타즈에 따르면 가수 장윤정은 최근에도 고양 꽃박람회 행사 등 지역 축제 무대에 서는가 하면 개인 콘서트로 전국 순회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트로트 가수로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장윤정의 경우에도 음반 판매 수익이나 음원 수익보다 행사에 치중하고 있다. 이처럼 트로트 가수는 아이돌 가수나 발라드 가수와 달리 가요 프로그램, 예능 프로그램과 같은 방송 출연이 한정돼 있고, 디지털 싱글 앨범과 같은 한정적 이벤트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가요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