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력의 척도는 얼마나 미세하게 가공할 수 있느냐다. 따라서 반도체 생산 공정은 1~100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물질을 제조하거나 조작해 전자소자, 센서 등에 활용하는 ‘나노기술’로 대변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14나노 공정은 20나노 공정보다 성능이 20% 향상되고, 소비전력은 35% 감소할 뿐만 아니라 생산성도 30% 개선된다. 미세화 공정률이 높아질수록 고성능, 저전력, 고생산성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현존하는 최신 반도체 양산 기술은 메모리반도체, 시스템반도체를 통틀어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나노, 10나노급 공정으로 각각 D램과 V낸드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3차원(3D)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 공정을 적용한 14나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양산을 시작했다. 현재 14나노 공정에서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인텔이 올 하반기 14나노 핀펫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20나노 공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평면(Planar)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3차원 트랜지스터 구조의 핀펫 공정을 적용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번 14나노 모바일 AP 양산을 통해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모두 3차원 공정을 적용한 유일한 기업이 됐다. 14나노 핀펫 공정을 ‘엑시노스7 옥타’ 시리즈 신제품에 처음 적용한 삼성전자는 올해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4나노 핀펫 기술을 한 단계 뛰어넘은 10나노 공정 기술도 확보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2개월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 기조연설을 통해 10나노 반도체 공정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10나노급 D램과 3차원 V낸드, 10나노 핀펫 시스템반도체 기술을 선보였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인 TSMC가 연내 10나노 공정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양산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구체적인 기술 시현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술이 점점 고도화·집적화되고 있다”며 “미세공정의 첨단화가 고부가가치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