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말 악착같이 다녔어요. ‘쟤 연예인이라서 학교 대충 다니는 거 아니야?’, ‘연예인이니까 혜택받겠지’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더 열심히 다녔던 것 같아요.”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재학 중인 배우 남보라는 최근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과제 관련 설문조사를 올릴 만큼 학점관리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남보라와 같이 학점 관리에 충실한 연예인은 많지 않다.
연예인 특례입학에 대한 부정적 시선 때문에 대학을 가지 않는 연예인들도 늘었지만 여전히 다수의 연예인은 연예활동 경력을 인정받아 대학교에 입학한다. 그래서 바쁜 일정 탓에 학교 행사나 홍보물에만 얼굴을 비치고 출석이나 학점관리에 소홀한 연예인들이 많다.
얼마 전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뉴스 후’에서는 한 달 동안 대학에 입학한 연예인 대학생 15명의 출석 상황과 대학수업을 추적하고 취재했다. 그 결과 성균관대 문근영, 동국대 윤소이, 건국대 박혜원 등을 제외한 나머지 연예인은 학교에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았다. 불량 학생을 떠나 유령에 가까운 학교생활을 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이를 취재한 기자는 “취재 결과 연예인 대학생들의 불성실한 대학생활에 대해 동료 학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고, 연예인 대학생의 학사관리에 특혜를 주는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례입학에 이어 학점특례 등 연예인들의 대학 생활에 문제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대경대 한상덕 교수는 “홍보 효과를 노린 학교와 학위를 따내려는 연예인들의 이익 추구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연예인들의 학점특혜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해 엄격한 규율을 적용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교는 현직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졸업하기 힘든 대학’으로 정평이 나 있다. 때문에 이 학교에는 입학은 했으나 학칙대로 학점을 이수하지 못해 중퇴하는 연예인도 있다.
해당 학교에 재학 중인 김민정(28)씨는 “과거에는 연예인들이 촬영 스케줄만 제출하면 수업을 안 나와도 졸업시켜줬다고 들었다. 하지만 요즘은 부정적인 시선 때문인지 엄격해져서 의무적으로라도 나와야 하는 것 같다”면서 “교양 수업 때 어떤 배우가 최소 학점만 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을 봤는데 해당 교수가 거절하는 모습도 봤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연예인이 일정과 병행하며 학교 생활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과거에는 연예인들의 학점 특혜가 받아들여졌고 수용되는 분위기였지만 현재는 학점이 취업과 연관되면서 민감해졌기 때문에 연예인들의 학점특혜는 더욱 용인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윤소이, 남보라 사진제공=뉴시스, 문근영 사진제공=나무엑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