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금니 한 개 빠지더니/올해는 앞니 한 개가 빠졌다/어느새 6, 7개가 빠졌는데/그 기세가 줄어들지 않는구나”[去年落牙一 今年落一齒 俄然落六七 落勢殊未已] 당송 팔대가 중 한 명인 한유(韓愈·768~824)의 시 ‘낙치(落齒)’ 36행 중 처음 4행이다. 마지막 4행은 이렇다. “어떤 사람은 말하네/이가 빠지는 건 수명이 다한 거라고/나는 말한다. 인생은 유한한 것/장수하든 단명하든 죽는 건 마찬가지.”[人言齒之落 壽命理難恃 我言生有涯 長短俱死爾]
한유는 ‘진학해(進學解)’라는 글에서도 학생들의 입을 빌려 이가 빠진 이야기를 한다. “겨울이 따뜻해도 아이들은 춥다 울고/풍년에도 사모님은 배고파 우셨고/머리가 벗겨지고 이가 빠지셨으니/마침내 죽으면 무슨 소용 있나요?/이런 생각도 할 줄 모르시면서/누구를 가르친다는 건가요?”[冬暖而兒號寒 年登而妻啼飢 頭童齒豁 竟死何裨 不知慮此 而反敎人爲]
여기에서 두동치활(頭童齒豁), 아이처럼 민둥머리에 이 사이가 벌어졌다는 성어가 생겼다. 한유가 ‘진학해’를 쓴 것은 43세 때인데, 38세 때 쓴 ‘오잠(五箴)’에서도 시력과 청력이 약해지고 치아가 빠졌으며 머리가 세어졌다고 탄식했다.
여섯 수로 이루어진 다산 정약용의 시 ‘노인일쾌사(老人一快事)’에도 머리와 치아 이야기가 나온다. 첫 번째 시의 앞부분 2행. “늙은이 한 가지 유쾌한 일은/민둥머리가 참으로 유독 좋아라.”[老人一快事 髮鬜良獨喜] 이어 두 번째 시의 앞부분. “늙은이 한 가지 유쾌한 일은 /치아 없는 게 또한 그 다음이라”[老人一快事 齒豁抑其次]. 다산은 마지막에 “유쾌하도다. 의서 가운데에서/치통이란 글자는 빼버려야겠네”[快哉醫書中 句去齒痛字]라고 한다. 이가 다 빠졌으니 이제 아플 일도 없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