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뭄 이중고] 메르스-가뭄에 신음하는 한국경제

입력 2015-06-14 20:05 수정 2015-06-15 10:1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수출 등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되면서 내수를 흔들고 있다.

여기에다 농번기를 앞두고 봄가뭄이 심화되면서 농민과 서민들의 가계악화를 전망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3%대를 간신히 턱걸이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대내외 성장률 전망치가 2%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5월말부터 확산되다 6월 들어 급속히 세를 떨치고 있는 메르스는 그나마 미약한 회복세를 나타내던 내수심리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로 메르스 확산전 증가세를 소비 지표인 소매매출은 전산업생산의 낙폭에도 불구하고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 6월 첫 주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16.5%와 3.4% 감소했다. 영화관람객과 놀이공원 입장객은 55%와 60% 줄었다.

내수 시장을 떠받치는 한 축인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 취소도 급증했다.

이와 관련 지난 9일 대만관광청 통계에 따르면 외교부가 여행 경보를 한국 전역으로 넓힌 뒤 2만5000명에서 3만명이 6~7월 예정했던 한국 관광을 취소했다.

특히 대만관광청은 핫라인을 통해 여행사들과 소비자들 간 의견 대립과 관련해 약 900건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현상은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이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한국을 찾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줄면서 화장품 브랜드숍 업체의 주요상권 매출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브랜드숍 매출 1위 업체인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이 현재 명동과 동대문에 운영 중인 9개 매장의 6월 첫째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감소했다.

이 기간 더페이스샵의 면세점 고객은 5월 평균 대비 20% 가량 줄었다.업계 관계자들은 지금까지는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하진 않았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 매출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내수의 호기인 여름을 앞두고 국내외 소비성향이 위축될 공산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산업계는 단체 행사와 대형 마케팅 이벤트를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경제5단체는 메르스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막기 위해 예정된 행사와 투자를 그대로 하겠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지켜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메르스까지 겹쳐서 민간소비가 하반기에도 살아나기 힘들 것 같다고 내다보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메르스 사태가 한 달 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15%포인트 떨어지고 3개월간 지속되면 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 등 해외 IB들은 메르스 이전에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제시했고, 한국은행 등 다른 주요 기관의 올해 전망치는 3%를 간신히 넘고 있다.

메르스가 조금만 더 길어진다면 한국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의견이 될 수 있다.

이 가운데 올 들어 이어진 가뭄도 농가와 서민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현재 인천·경기북부 및 강원 영동지방 중심의 평년의 50% 미만지역에 물 부족이 발생한 상태다.

이 가운데 5월말 전국 저수율은 66%로 평년저수율 72%보다 낮은데다 강수량이 부족한 인천, 경기, 강원지역은 16∼54%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때문에 인천 강화·옹진, 경기 양주·여주지역, 강원 영동, 경북 울진 등에서 농업용수부족으로 약 논 1425ha에서 물마름 현상 발생하고 있다.

특히 10일 이상 무강우가 지속될 경우 저수지 고갈 및 천수답지역을 중심으로 어린모 고사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강원 횡성 등 일부지역에선 2169ha의 밭작물 시들음 현상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작물의 불안한 작황이 이어지면서 농가 소득은 줄고 소비의 주체인 가계 사정은 한층 팍팍해질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를 보면 지난 8일 기준 1년 전과 비교한 채소류의 평균 도매가격(1㎏당) 상승률은 양배추 185%, 대파 120%, 시금치 54%, 양파 48%, 무 41%다.

같은 날 기준으로 가락시장의 배추 한 포기 평균 경락가격은 2393원으로 1년 전보다 214.9%나 올랐다.

이에 따라 메르스로 내수가 가라앉으며 산업생산에 악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가뭄에 따른 농업생산 차질로 서민경제 부담은 더욱 늘어난 형국이 된 모양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금상추에 배추·무까지…식품업계, 널뛰는 가격에 불확실성 고조 [식탁 지배하는 이상기후]
  • 단독 한달 된 '실손24' 60만 명 가입…앱 청구 고작 0.3% 불과
  • 도쿄돔 대참사…대만, 일본 꺾고 '프리미어12' 우승
  • 뒤늦게 알려진 '아빠' 정우성…아들 친모 문가비는 누구?
  • ‘특허증서’ 빼곡한 글로벌 1위 BYD 본사…자사 배터리로 ‘가격 경쟁력’ 확보
  • [식물 방통위] 정쟁 속 수년째 멈춤…여야 합의제 부처의 한계
  • 이재명 오늘 '위증교사' 선고...'고의성' 여부 따라 사법리스크 최고조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586,000
    • +0.43%
    • 이더리움
    • 4,680,000
    • -0.99%
    • 비트코인 캐시
    • 719,000
    • +2.06%
    • 리플
    • 2,015
    • -1.9%
    • 솔라나
    • 354,200
    • +0.17%
    • 에이다
    • 1,433
    • -3.57%
    • 이오스
    • 1,186
    • +11.68%
    • 트론
    • 290
    • -1.69%
    • 스텔라루멘
    • 773
    • +11.54%
    • 비트코인에스브이
    • 97,000
    • +0.62%
    • 체인링크
    • 25,000
    • +3.26%
    • 샌드박스
    • 982
    • +62.5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