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교수는 대한의사협회에서 진행된 ‘메르스 사태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메르스 감염경로를 살펴보면 대다수가 중소병원과 대형병원의 병원간 전원을 통해 전염이 됐고, 감염관리 역량과 무관하게 모든 규모의 병원에서 발생했다. 이는 호흡기 관련 감염병 관리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호흡기 관련 격리 병실 사용 어려움(현재 인플루엔자에서만 2014년 이후 인정), 다인실 입원을 권장하는 의료보험 제도, 자유로운 병원내 출입(면회, 방문 등), 대형병원 쏠림 현상, 규격화된 음압격리실 부족 등이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국내 의료시스템 상 감염관리에 대한 마땅한 수가 책정이 없고, 감염관리 전문가 인력이 부족한 상태라는 점을 꼬집었다. 병원 경영진들은 감염관리 체계를 구축한 후 수입 저하, 외부로 자료 유출, 국가 간섭 등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도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국내 감염관리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은 중소병원의 역량 강화라고 볼 수 있다”며 “중소병원에서 전담인력을 배치하고 이와 관련한 인센티브 제공 등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병원 감염관리 지원 전담 부서 또는 사업단을 출범시키고, 지역 내 감염관리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게 감염관리 체계 개선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규격화된 음압격리병실 보급을 늘리고, 호흡기관련 감염병의 1인 병실 입원의 보험 수가를 인정하는 등 정부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결론적으로 감염관리는 지속적인 노력과 투자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 이득만을 계산하지 말고, 미흡한 체계를 바로잡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메르스 위원장은 “(초기단계 역학조사 강화를 위해) 훈련된 전문 정규 역학조사관 100명 이상이 필요하고, 역학조사에 필요한 다양한 개인정보 활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의과대학 천병철 교수는 “감염병 접촉자 관리를 위해 유행자료 분석을 통해 자가격리, 코호트 격리, 시설격리자에 대한 지원체계와 세부지침 개발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