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가 연일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지도부가 증시 불안이 체제 비판으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증시는 개인투자자가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들의 불만이 항의 시위 등 사회 불안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이에 비난의 화살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증권당국 수장인 샤오강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주석에 대한 경질성이 부상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10일 4.5% 올라 이틀 연속 급등세를 나타냈다. 중국 각 신문은 급락을 계속하고 있던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선 다음 날인 10일 1면에 ‘공황은 과거 일이 됐다’‘중국 자본시장의 미래는 밝다’ 등의 제목을 일제히 달았다.
시진핑 지도부가 사상 선전 활동을 총괄하는 부서를 통해 ‘증시 문제의 정치화를 피하고 비판의 화살이 정부와 당에 가는 것을 차단하라’는 내용의 긴급 통지를 전달한 그 다음날에 벌어진 일이다.
개인투자자의 불만은 중국 정부가 간과할 수 없을만큼 커지고 있다. 주가가 급락한 지난 8일 랴오닝성 선양시의 한 증권회사 매장에서 60대 남성이 “강세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선전한 정부에 속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시진핑 지도부는 공격적인 증시부양책에 착수하는 한편 여론의 비판을 억제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희생양을 물색하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샤오강 주석이 경질돼 안후이성으로 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해진 것은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한 6월 말 부터다. 자난 8일에는 씨틱그룹의 창전밍 회장이 후임으로 결정됐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돌아 창 회장이 황급히 언론과의 인터뷰로 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신용거래 규제로 증시 혼란을 키웠다는 것이 샤오 주석 경질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시진핑 지도부가 궁극적으로 증시 버블을 키웠다는 평가다. 관영 언론들이 올 들어 일제히 주식 구입을 거듭 장려했기 때문. 경기둔화와 기업실적 부진에서 지난달까지 1년간 상하이지수는 2.5배 뛰었다.
한편 중국 공안은 주식 불법 거래 정황을 포착했다며 10일 오전 상하이의 한 무역회사를 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주가지수 선물을 활용해 시세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