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성장률이 전기와 비교해 0.3% 증가하는 데 그쳐 0%대의 저성장세를 5분기째 이어갔다. 특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약 2주전에 추정한 0.4%보다도 더 낮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가뭄의 타격이 상당했음을 보여준다.
한은이 23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자료에 따르면 2분기 GDP는 전분기보다 0.3% 성장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 9일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발표했을 당시 예상한 0.4%보다 0.1%포인트 낮다.
분기 성장률 추이를 보면 작년 1분기에 1.1%를 기록했지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분기엔 0.5%로 떨어졌고 3분기엔 0.8%로 올라섰지만 4분기엔 0.3%로 무너졌다. 이어 올 1분기에는 0.8%를 가까스로 회복했지만 2분기에 다시 메르스 사태로 주저앉았다. 이에 따라 0%대 성장률이 5분기 연속 유지되고 있다.
2분기의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2%로 조사됐다. 이는 2013년 1분기(2.1%) 이후 2년 1분기래 최저치다.
GDP를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 증감률은 준내구재와 서비스가 줄어 -0.3%를 기록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0.4%로 전분기(0.2%)보단 개선됐지만 여전히 부진세를 면치 못했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0.1%,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순수출(수출-수입)의 GDP 성장기여도는 -0.2%포인트로, 오히려 성장률을 깎아 먹었다.
2분기 성장세가 부진한 요인은 지난 5월 발생한 메르스로 내수가 침체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또 극심한 가뭄으로 농산물 생산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성장률이 장기간 부진한 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저성장 국면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 최근 올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8%로 대폭 낮췄다. LG경제연구원(2.6%), 금융연구원(2.8%) 등 국내 다수 기관도 올해 성장률이 3%대를 기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반면 정부는 11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에서 제때 통과되면 3%대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 통과 지연 등으로 효과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