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임원의 퇴직금은 채권자가 전액에 대해 압류할 수 있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퇴직급여법상 퇴직연금채권은 근로자 보호를 위해 퇴직금 전액 압류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보호하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취지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이대경 부장판사)는 오모씨가 한국외환은행을 상대로 낸 퇴직연금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판결이 확정되면 외한은행은 오씨가 청구한 6억 5722만원 중 1억 1370만원만 지급하면 된다.
재판부는 "오씨는 대표이사 겸 최대주주로 회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해 퇴직급여법 적용 대상이 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급여에 대한 압류를 금지한 민사집행법 규정은) 근로자나 급여생활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정책적 고려에서 채무자를 보호하는 예외적인 규정이므로 확대해석 안된다"며 오씨의 퇴직금 전액이 압류 대상이라고 판결했다.
㈜에스에스씨피(옛 삼성화학페인트)의 대표이사였던 오씨는 2013년 2월 퇴직하기 전까지 10여년간 이 회사에서 근무했다.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선택했던 오씨는 오씨의 회사 퇴직금 관련 업무를 맡은 한국외환은행을 통해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으려고 했다.
외환은행은 오씨가 2008년 빌린 돈을 갚으라는 소송을 냈고, 오씨로부터 5억원을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을 받았다. 외환은행은 이 판결을 근거로 줄 돈을 받을 돈에서 공제하는 '상계'처리 하겠다며 퇴직금 지급을 거부했다.
그러나 오씨는 '압류가 금지되는 채권은 상계 처리할 수 없다'는 민법 규정을 근거로 지난해 4월 퇴직금을 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민사집행법상 퇴직금 등 급여 성격에 해당하는 채권은 절반만 압류할 수 있다'는 규정을 들어 3억여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