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빠진 아베 담화’, 日 식민지 지배ㆍ침략 인정 없어… 한ㆍ일 갈등 심화될 듯

입력 2015-08-1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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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차세대 사죄 숙명 지게해선 안돼”…무라야마 담화 역사 인식서 크게 후퇴

▲일본 도쿄에서14일(현지시간) 전후 70주년 담화 '아베 담화'를 발표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AP/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전후 70주년 담화(아베 담화)’에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인정하지 않고 ‘과거형’으로 사죄를 언급하는 것에 그쳤다.

한국 광복 70주년을 하루 앞두고 가해국인 일본 지도자가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진정성이 담긴 것으로 보기 어려운 담화를 발표함에 따라 한ㆍ일 양국 간 역사인식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베 담화에서 무라야마 담화(전후 50주년 담화)의 4개 핵심 단어인 ‘식민지배ㆍ침략ㆍ사죄ㆍ반성’이 모두 거론됐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무라야마 담화의 역사 인식에서 대폭 후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낭독한 담화에서 “일본은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대만, 한국, 중국 등 이웃 아시아인들이 겪어온 고난의 역사를 마음을 새겼다”며 “전쟁 이후 일관되게 평화와 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일본에서는 전후에 태어난 세대가 지금 인구의 80%를 넘겼고, 과거 전쟁과 그 어떠한 관여도 없다” 며 “우리들의 아이와 손자 그리그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죄를 계속할 숙명을 지워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아베 담화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언급하면서도 이를 일본의 행동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

담화는 “사변, 침략, 전쟁 등 그 어떤 무력 위협과 행사를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다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식민지 지배로부터 영원히 결별해 모든 민족의 자결 권리가 존중되는 세계로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조선 합병의 발판이 된 러일전쟁을 미화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입헌정치를 설립하고 독립을 지켜냈다. 일러전쟁은 식민지 지배에 있던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인들에게 용기를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년 이상 전 세계에는 서양 제국을 중심으로 식민지가 확대됐고,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배경으로 한 식민지 지배는 19세기 아시아에서도 이뤄졌다”며 “그 위기감이 일본에 근대화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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