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의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5일(현지시간) 폐막 공동 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는 절제하고,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는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중국이 위안화를 갑작스럽게 평가절하한 이후 일부 국가에서 통화가치 절하로 무역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통화정책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이후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국가들이 자국 통화 가치를 내렸다. 일본 역시 엔화를 평가 절하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성장이 둔화한 국가 입장에서 통화 가치 평가절하는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수출을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을 필두로 시작된 통화가치 절하는 세계 경제 전망을 오히려 어둡게 만드는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경기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세계 경제에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동시에 세계 경제의 불안감도 커졌다. 예상보다 빠른 중국의 경기둔화가 상품가격 하락과 일부 신흥시장 침체의 요인으로 작용한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대출금리 인상과 신규 대출 발생 우려가 확산된 영향이다.
이에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회의를 통해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을 만나 “경쟁적 평가절하를 삼가해달라”면서 “중국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통화가치를 내려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WSJ는 “G20은 성명서는 다수의 국가가 경쟁적인 통화 가치 하락을 조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미 취약해진 글로벌 경기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에도 미국을 포함해 G20에 속한 여러 국가가 여전히 중국의 추가 평가절하를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앞으로 환율이 오르기 시작하면 중국이 다시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출 수 있으며, 지난달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가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루 재무장관은 “통화평가절하는 모두에게 위협적이라는 분명한 인식을 공유했다”면서 중국의 추가 평가절하를 겨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에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중국 위안화 환율이 이미 안정적 단계에 접어들었고 증시 혼란도 끝나는 단계”라며 “중국 정부는 개혁을 심화하겠다는 결심에 변함이 없다”며 중국이 금융시장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완화하려고 했다.
아울러 G20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내비쳤다.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놓고선 다양한 시각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인도중앙은행 라구람 라잔 총재는 “지금 (기준금리 인상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면, 미래에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반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고용시장과 인플레이션 지표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