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안이한 위안화 평가절하로 ‘자승자박’의 결과를 맞게 됐다. 중국증시 폭락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것은 물론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폭으로 급감한 것이다.
중국의 지난 8월 말 외환보유액이 3조5573억 달러(약 4284조원)로 전월 말 대비 939억 달러 줄어 사상 최대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8월 11일부터 사흘 연속 기록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후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해외로 자본 유출이 가속화하는 역풍을 맞게 됐다. 가뜩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관측으로 중국 내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가운데 인민은행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실시해 이를 부채질하게 된 셈이다.
이에 인민은행은 달러를 대량 매도하고 위안화를 매입하는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고 그 결과 외환보유액이 급감하게 됐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6월 4조 달러에 육박했지만 1년여 만에 10% 이상 줄어들게 됐다.
인민은행이 환시에 개입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 달러화가 필요하며 그 재원 대부분은 미국 국채 등 외환보유액의 달러화 자산으로 충당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지난달 중순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이미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중국이 미국채를 팔아치우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에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국채 가격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았기 때문. 지난달 중국 외환보유액의 사상 최대폭 감소는 이런 견해를 뒷받침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감소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감소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은 11조4300억 달러로, 지난해 중반 고점인 11조9800억 달러에서 약 4.6% 급감했다. 이는 중국 외환보유액 감소 추이와 일치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중에 투입하는 유동성이 줄어드는 ‘양적 긴축(Quantitative Tightening)’의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이날 중국 상하이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6.3659위안으로 마감했으나 홍콩 등 중국 당국의 규제가 닿지 않는 역외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한때 6.4915위안까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