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무선통신을 이용한 안전운전시스템을 탑재한 신차를 선보이며 무인자동차 기술의 선두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에 맞춰 완전 자동 주행 시스템을 구현하겠다는 일본 정부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도요타는 1일(현지시간) 풀 체인지한 고급 세단 ‘크라운’의 신모델을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된 크라운의 특징은 무선통신을 이용한 안전운전 시스템 ‘ITS커넥트’를 세계에서 최초로 탑재했다는 점이다. ITS커넥트는 무선통신을 이용해 차량과 차량, 차량과 다른 교통시스템과의 교신을 통해 원활한 운전을 돕는 기술이다. 시야가 좋지 않은 교차로 등 도로에 설치된 전용 센서와 카메라가 마주 오는 차량이나 보행자를 감지해 무선통신으로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안전시스템으로 별도의 비용을 내면 장착할 수 있다.
도요타의 이번 크라운 풀체인지 모델은 무인차 개발에 앞서 있는 미국 구글과 애플 등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을 의식한 선제적 행보로 해석된다. 구글의 무인 자율주행차량은 이미 도로 주행 테스트에 나섰고 애플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출시 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요타의 이번 신모델에 대해, 일본 자동차 업계가 기존의 사고를 버리고 실리콘밸리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따라잡으려는 노력이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때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는 무인차 개발을 경계해왔다. 무인차라는 개념이 ‘그럴싸하지만’ 소비자가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일본 자동차 업계도 생각이 달라졌다. 이에 도요타를 포함해 일본 자동차 업계는 IT 기술을 접목한 자동차 기술이 산업의 미래가 된다고 판단, 뒤늦게 무인차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고 WSJ는 설명했다.
일본 정부도 업계의 무인차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아베 신조 정부는 무인차 기술 개발을 경제 성장의 한 축으로 삼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운전자의 조작이 전혀 필요없는 ‘완전 자동 주행 시스템’을 구현,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시까지 시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일본 정부가 도요타의 무인차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이유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자민당 부흥담당 정무관은 기자회견에서 “(도요타의) 완전 자동 주행 시스템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넷 기업 DeNA와 자동차 기술 개발업체 ZMP는 정부의 지지 하에 ‘로봇택시’라는 합작회사를 만들어 무인차를 개발 중이다. 로봇택시는 내년 5월 도로주행 테스트와 시험 서비스를 거쳐 2020년 도쿄에서 무인 택시가 시민의 발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사업 구상을 발표했다.
한편 닛산자동차도 2020년까지 운전자의 조작없이 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