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졸속 추진으로 제대로 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부 상품의 경우 가격을 부풀린 후 할인율을 적용해 실질적인 가격인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오영식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진행 중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는 8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준비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실제 준비기간은 1.5개월에 불과해 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됐다고 오 의원은 지적했다.
산업부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전국의 백화점ㆍ대형마트ㆍ편의점 등 2만6000여개 점포와 전국 200여개의 전통시장, 온라인 유통업체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로 업체별로 50~70%의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50~70%의 할인율이 적용된 제품은 제한적이고, 대부분의 제품은 가을 정기세일 수준의 할인이 이루어지고 있어 50~70%의 할인제품은 미끼상품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가를 부풀린 후 할인을 적용해 실제 할인효과가 거의 없거나 미미한 수준인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제품으로 판매한 한 TV 제품은 정가가 172만원으로 할인가 96만원에 판매되었는데,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78만원에 살 수 있는 경우가 있었다고 오 의원은 지적했다. 모 대형마트에서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할인을 적용한 초코과자는 정가가 1290원, 할인가가 1200원으로 할인율이 저조했는데, 그 나마 최근 1개월간 해당 과자의 평균가격은 900원대, 최저가격은 700원대였던 경우도 있었다.
오 의원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홍보하기 위해 개설된 사이트 구축비용도 과도하게 지불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홍보 홈페이지는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고, 운영기간도 2주에 불과함에도 구축 및 운영비용은 1500만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홈페이지에서 행사에 참여중인 전통시장의 할인 내역이나 홍보 이벤트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3단계를 거쳐 파일을 다운받은 후에야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안내가 취약하다.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은 행사 준비기간이 짧은 데다 행사참여주체들에게 행사참여신청 요청이 행사 시작 일주일 전에 발송되는 등 준비과정이 졸속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오 의원은 지적했다.
오 의원은 “가을정기세일 정도 수준의 행사를 마치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규모로 과도하게 홍보한 산업부의 탁상행정이 가장 큰 문제”라며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에는 정가 부풀리기, 유명무실한 할인가격 적용 등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들을 해결해 실질적으로 국민생활에 도움이 되는 할인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