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사모투자펀드(PEF) 오릭스 프라이빗에쿼티(PE)의 현대증권 인수 철회를 결정했다. 이는 지난 1월30일 오릭스PE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9개월만으로 수년간 진행해 온 현대그룹의 자구안 이행에도 제동이 걸렸다.
19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오릭스PE는 이날 현대증권 인수 최종 철회를 결정했다. 이노우 마코토 오릭스 본사 대표를 포함한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현대증권 인수와 관련해 회의를 열고 '주식 인수거래 종결 마감 시한(롱스톱데이트)' 연장에 대해 논의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릭스는 지난 6월30일 금융당국에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및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오릭스가 현대증권 인수를 포기하면서 현대그룹의 자구안 이행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유동성 확보를 위한 추가 자구안 마련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 작업 관련해서는 매각주관사이자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대책을 논의해 후속 자구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그룹은 2013년 12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조3000억원 이상 규모의 고강도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자구안에는 현대증권 등 금융계열사 매각작업도 포함돼 있다.
자구안 이행 첫 단계로 현대그룹 측은 LNG 운송사업부문 매각으로 9700억원, 현대로지스틱스 매각과 부산신항만터미널 교체로 각각 6000억원, 2500억원을 마련했다.
또 유상증자와 외자 유치를 통해서도 5000억원이 넘는 금액도 확보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상선 유상증자 2373억원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1803억원 △현대상선 외자유치 1170억원 등이다.
결국 거의 마무리단계인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 매각 작업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현대 측은 지난 1월 말 이들 금융 3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오릭스PE를 선정, 매각 이후 6500억원을 확보하고 이 중 2000억원은 산업은행 대출 상환 등에 쓸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