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국제유가가 반년여 만에 다시 40달러대로 폭락했다. 반면 이같은 국제유가 하락세가 국내 주유소 기름값으로 이어지기까지 약 3주 안팎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과정과 환율 등을 감안해 이 기간이 소요될 때까지 주유소 기름값이 떨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20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 발표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를 앞두고 혼조 양상을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4센트(0.7%) 떨어진 배럴당 45.55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9일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 대비 0.08원 내린 ℓ당 1500.05원이다. 이로써 휘발유 가격은 이달 14일부터 6일 연속 하락, ℓ당 1400원대로 진입할 전망이다.
국제유가에 비해 주유소 기름값의 하락폭이 작은 것은 국내 석유류 제품가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우선 국제유가 하락분만큼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지지 않은 점을 꼽을 수 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환율과 관세, 수입부과금, 국내 유통비용 등이 더해져 최종 판매 가격이 결정된다.
원유 가격은 연고점 대비 30%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하락폭은 절반에 그친 셈이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 역시 유가 하락분을 상쇄하는 요소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일정기간 변동이 없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20% 상승하면 정유사 공급가격에는 20% 만큼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4일 기준 1천199.30원으로 올해 들어 저점이었던 4월 29일의 1천68.10원과 비교하면 12% 이상 상승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두바이유를 대거 수입하면서 유가 하락분만큼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지지 않은데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휘발유 제품가격이 유가 하락분만큼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