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수십년 만에 이뤄지는 초대형 민영화에 투자자들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일본우정(일본우체국)그룹 지주회사인 일본우정홀딩스의 기업공개(IPO) 공모가가 주당 1400엔(약 1만3100원)으로 정해졌다고 26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수요가 몰리면서 공모가는 예상 범위 1100~1400엔의 최상단에서 형성됐다.
앞서 일본우정홀딩스 자회사인 유초은행과 간포생명보험은 지난 19일 공모가가 각각 주당 1450엔, 2200엔으로 정해졌다.
일본정부는 일본우정그룹 3개사를 오는 11월 4일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며 이들 3개사 IPO로 1조4362억 엔(약 13조4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는 1987년 NTT 이후 최대 규모 민영화다.
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우정 3사가 지난해 알리바바그룹홀딩의 뉴욕증시 상장 이후 최대 규모 IPO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일본 기업들은 IPO로 147억 달러를 조달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늘어난 것이다.
IPO 공모가를 기초로 한 일본우정 시가총액은 6조3000억 엔에 이른다. 상장 후 일본 정부가 일본우정홀딩스 지분의 89%를 보유하고 다시 일본우정은 산하 금융사 2곳 지분을 각각 89%씩 갖게 되는 구도가 된다. 정부는 총액 4조 엔을 부흥 재원에 충당하기 위해 앞으로 2회 정도로 나누어 우정 3개사 지분 매각도 추진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일본우정 민영화에는 무려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당시인 2005년에 민영화법이 성립돼 2007년 일본우정그룹이 발족했다. 그러나 2009년 민주당 정권 하에서 계획이 보류됐다가 아베 신조 정권이 들어서면서 마침내 증시 상장에 이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