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함께 승승장구하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3분기 들어 상반된 경로를 보이고 있다. 고평가논란 속 아모레퍼시픽은 시가총액도 줄어들며 다소 주춤했지만, LG생활건강은 저평가매력으로 탄탄대로를 밟을 수 있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30일 3분기 영업이익 163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5% 증가한 1조1410억원을 기록했지만 시장 실적컨센서스(시장추정치)를 하회한 기록이다. 이승욱 SK증권 연구원은 “아모레 퍼시픽의 3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0.6%, 9.0% 하회했다”고 평가했다.
주가도 주춤했다. 3분기 동안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12.4% 떨어졌다. 7월초 43만1000원이던 주가는 10월말 37만7500원까지 내렸다. 주가 하락으로 몸집도 줄었다. 시총은 3조9459억원 떨어진 22조680억원을 기록하며 시총순위 5위에서 9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앞서 실적 발표한 LG생활건강은 사상최대 분기 실적에 함박웃음이다. 지난달 27일 LG생활 건강은 올 3분기 매출 1조386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상승했다고 공시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902억원, 1360억원으로 26.6%, 29.9% 증가했다.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몸집도 커졌다. 3분기 동안 15% 상승한 주가에 힘입어 LG생활건강의 시가총액은 2조5613억원 오른 14조7904억원을 기록하며 7월초 22위에서 10월말 20위로 올라섰다.
증시전문가들은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메르스의 영향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고평가 논란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상대적으로 메르스 영향을 적게 받았을 뿐더러 화장품주 중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평가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메르스 여파로 인한 실적저하와 밸류에이션이 높은 주식에 대한 부담감으로 글로벌 프리미엄에 대해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며 “반면 LG생활건강은 화장품뿐 아니라 음료나 생활용품 부문이 메르스 영향을 덜 받았고 다른 화장품 업체보다 밸류에이션이 낮아 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접근한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달미 현대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메르스 영향을 많이 받은 반면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과 음료부분의 성장성에 대해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 같다”며 “특히 밸류에이션이 낮게 책정됐던 LG생활건강의 저평가매력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