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체질 개선으로 세계화 이끈 ‘YS 노믹스’ 계승해야

입력 2015-11-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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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실명제·OECD가입·부패척결 등이 지금의 대한민국 만들어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고인의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고인의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961년 5·16 이후 32년 만에 군부정권을 종식하고 문민정부를 탄생시킨 故 김영삼 전 대통령. 22일 0시 22분 88세로 영원히 잠든 민주화의 상징 거산(巨山) 김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개혁의 길로 이끌며 한국경제의 역사를 쓴 인물로 기록되고 있다.

1993~1998년 5년간의 문민정부는 그야말로 숨 가쁜 나날이었다. 군인들로부터 정권을 이양받은 김영삼 전 대통령은 각종 개혁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오늘의 한국경제의 초석을 마련했다.

취임 첫해인 1993년 8월 12일 저녁, 김 전 대통령은 TV 생방송을 통해 ‘금융실명제’ 실시를 전격 발표했다. 부정부패의 원인인 차명, 무기명 금융계좌 개설을 금지시켜 검은돈을 원천 차단시킨 것이다. 1982년 ‘이철희·장영자 거액 어음 사기 사건’ 발생을 계기로 논의가 시작됐고, 취임 첫 개혁 정책으로 현실화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금융 거래에서 부정부패, 부조리를 연결하는 고리를 차단해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고자 한다”며 정책 취지를 밝혔다. 금융실명제는 범죄 예방과 합리적 과세의 기틀 마련에도 기여했다.

1년 반이 지난 1995년 1월 6일에는 ‘부동산 실명제’를 단행했다. 금융실명제를 피해 자금이 부동산 투기로 이동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였다. 입법도 단 3주 만에 신속히 이뤄졌다.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도 실명제와 함께 사회 투명성을 높였다.

이 외에도 지방자치제 부활과 시민사회운동 활성화, 정상외교 확대, 현재 교육제도의 기반인 1995년 5·31 교육개혁은 빼놓을 수 없는 문민정부의 성과다.

변화와 혁신 활동은 1996년 12월 우리나라가 세계화의 길을 걷게 만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으로 이어졌다. 9%대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시장 개방을 발판으로 한국은 당당히 세계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런 정책들은 한국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현재 추진 중인 각종 개혁 과제들과도 일맥상통한다.

다만, OECD 가입 1년 만에 방만한 경제 운영과 부실한 대처로 ‘외환위기 사태’를 부른 건 김 전 대통령의 최대 오점이다. “모든 건 내 책임”이라며 책임을 통감한 김 전 대통령은 잊고 싶은 18년 전 그날(11월 22일)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에 메시지를 전하고 우리들 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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