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다음 달 중순 열릴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7년간 유지해온 저금리 기조를 바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자 달러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되팔아 환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IBK기업·NH농협은행의 개인 달러예금 잔액은 10월말 기준 41억9300만 달러로, 지난해 12월말(32억7700만 달러)보다 9억1600만 달러 증가했다. 10개월 새 28% 급증한 것이다.
개인 달러예금을 따로 집계하지 않는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달러 기준으로 환산한 개인 외화예금이 같은 기간 35억4400만 달러에서 43억7900만 달러로 8억3500만 달러(23.5%) 증가했다.
달러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하거나, 갖고 있던 달러를 예금한 뒤 만기가 됐을 때 원화로 받는 금융상품이다. 금리는 대부분 1%가 채 안 되지만 달러 가격이 오르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데다 세금도 붙지 않는다.
다양한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가장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있다. 국내에 상장된 키움자산운용의 ‘KOSEF미국달러선물ETF’는 원·달러 선물지수의 일간 변동률의 1배를 추종한다. 거래 단위가 작고 만기가 없으며 기존 주식 계좌를 활용해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ETF로는 미국에 상장된 ‘파워셰어즈 도이체방크(DB) US 달러 불리시 펀드’가 있다. 이 상품은 달러 인덱스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글로벌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상대 가치 방향성에 직접적으로 투자한다.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으로는 신한금융투자의 ‘신한달러인덱스선물ETN’이 있다. 이 상품은 일간 변동률의 1배에 연동되며 7월 3일 이후 누적 수익률 3.1%를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 원·달러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구조화한 파생결합증권(DLS)이나 파생결합사채(DLB)도 달러 강세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미국의 금리인상만 보고 달러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김현식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 1150~1160원은 달러화에 투자하기 애매한 수준”이라며 “이미 달러를 갖고 있거나 유학자금 송금 등의 실수요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수수료 0.1% 및 각종 부대비용까지 들여서 달러에 베팅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