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카르텔 사실상 붕괴…“회원국 산유량 제각각”

입력 2015-12-07 10:07 수정 2015-12-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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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 4일(현지시간) 정례 각료회의에서 특별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50여년간 지속돼온 중동 산유국의 카르텔이 사실상 붕괴됐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OPEC이 석유 카르텔 역할을 포기하면서 회원국은 각자 원하는만큼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6일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등 12개국으로 구성된 OPEC은 지난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 각료회의를 개최했다. 당초 이날 회의는 4시간 예정으로 시작됐으나 7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회의 시작 전, 시장에서는 유가 안정을 위해 회원국들이 감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회원국은 생산량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고 공식 생산 목표 설정을 동결했다. 국제유가를 6년래 최저치로 주저앉게 만든 사우디 주도의 정책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한 셈이다. 이에 따라 산유량은 차기 정례회의가 열리는 내년 6월까지 하루 3150만 배럴로 유지된다. 가격보다 양을 우선 시하는 사우디는 러시아 등 비회원국과 북미 셰일오일 개발업체 등 경쟁자들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감산을 꺼리고 있다.

이번 OPEC 회의 결과에 대해 컨설팅업체인 IHS의 제이미 웹스터 석유 애널리스트는 “OPEC은 죽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며 “OPEC 스스로가 이번에 그걸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OPEC은 1982년 이후 거의 빠짐없이 생산 목표치를 설정했다. 그러나 생산량은 종종 목표치를 웃돌아, 2011년에 설정된 3000만 배럴이라는 상한도 무시돼왔다.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OPEC의 생산량은 18개월 연속 목표치를 웃돌았다. 이번에도 OPEC은 현재 하루 3150만 배럴 정도인 산유량을 유지하겠다고 표명, 실질적으로 무제한 생산을 인정한 것이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생산 목표 설정에 대한 논의조차 없었다”며 “사실상 천정부지다. 모든 나라가 제멋대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내년 2분기에는 시장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어떤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경제 제재 해제 후 증산 방침을 표명하고 있으며, OPEC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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