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바레인 등 중동의 3개국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16일(현지시간) 금리를 각각 0.25% 포인트 인상했다.
사우디 중앙은행은 정책금리(역레포)를 0.50%로, 쿠웨이트 중앙은행은 재할인율금리를 2.25%로 0.25%씩 각각 올렸다.
모하마드 알 하살 쿠웨이트 중앙은행 총재는 “국가통화의 경쟁력을 지키고 국가 경제 지지를 위해 금리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바레인도 중앙은행과 은행간 적용되는 하루짜리 금리를 0.25%에서 0.50%로, 1주일짜리 레포금리도 0.25% 포인트 올린 0.75%로 인상했다. 기준금리는 2.25%로 유지했다.
이들 3개국은 6개 나라가 모인 걸프협력회의(GCC) 소속으로 나머지 3개국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카타르도 금리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카타르 중앙은행은 미국을 반드시 필요가 없다며 금리인상을 연기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최근 카타르 리얄화가 달러화에 대해 2009년 이후 최저치로 하락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GCC 6개국 가운데 쿠웨이트를 제외한 5개국은 미국 달러화에 자국 통화를 고정한 ‘환율 페그제’를 운용하고 있어 미국을 따라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 이들 국가 통화 가치는 하락하게 되고 자금 이탈이 발생한다. 이에 이들은 미국과 함께 금리를 올려 자국 통화 가치 하락과 자금이탈을 막으려는 것이다.
미국 연준은 이날 2006년 6월 이후 9년 반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미국의 ‘제로금리’ 시대는 2008년 12월 이후 7년 만에 종료됐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연준은 내년에 추가로 4번의 금리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상 시기는 미국 경제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