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4일 ‘2016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지난 한국 자본시장이 태동한 지 60주년을 맞는 해이다. 지난 1956년 3월 대한증권거래소가 개장한 이후 한국 자본시장은 외형적으로나 질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한국 자본시장은 지난 60년간 상장기업수 8위, 거래대금 9위, 시가총액과 파생상품 거래량 각각 12위 등 세계적인 시장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성과에도 올해 자본시장 전망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 투자 자금의 신흥시장 이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국내 경제는 3%대 내외의 경제성장률과 내수·수출의 동반부진이 전망된다.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며 올해 증시 역시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위기의 파고가 높은 만큼 기회도 마주하고 있다. 지난달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을 인수하며 올해 자본시장에는 자기자본 8조원대의 메가 증권사가 탄생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장점을 잘 결합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IB(투자은행)로 발전해 갈 것”이라며 “합병 증권사를 금융권의 삼성전자 같은 회사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공모주 시장에도 ‘초대어’들이 줄줄이 대기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호텔롯데가 IPO(기업공개)에 나선다. 호텔롯데는 지난달 2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해 심사를 받고 있다. 호텔롯데의 시가총액은 10~15조원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삼성그룹의 바이오 분야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이 점쳐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10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자본시장의 심장’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기업공개(IPO)도 기대된다. 다만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국회에서 장기 표류하며 발목이 묶여 있다.
최경수 이사장은 개장사에서도 “올해 거래소 구조개편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하며 “거래소가 시장이용자 중심의 서비스기업으로 재탄생하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