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차량공유 앱 서비스가 부상하고 있다. 차량이 더이상 소유의 대상이 아닌, 공유의 대상으로 인식의 대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는 기업은 미국 완성차 1위 기업 제너럴모터스(GM)다. GM은 4일(현지시간)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 ‘우버’의 경쟁사 ‘리프트’에 5억 달러(약 6000억원)를 출자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를 비롯해 리프트는 최근 10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해 기업가치를 55억 달러로 불렸다.
GM은 리프트 이사회에 이사를 파견, 리프트 소프트웨어에 대한 접근권을 얻게 됐다. 리프트의 우선 차량 공급자 자격도 얻었다. 이와 함께 리프트와 자율주행자를 이용한 차량 공유 서비스 개발도 공동으로 진행한다.
GM의 이번 결정은 최근 미국 주요 도시에서 자가용이 줄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차량 공유 사용이 대세로 자리잡는 분위기에 따른 것이다. 자동차 업계는 최근 차량공유업계 부상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이라는 이중 딜레마에 빠졌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구글 애플 등 IT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혈안이 된 사이, 차량공유업체가 부상하면서 도시 지역 자가용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공유와 자율주행차는 모두 차량 소유 개념과 멀다는 점에서 자동차 매출 감소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위기를 기회로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들 차량공유 스타트업과의 제휴를 통해 차량 공유 시대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기술개발 협업을 통해 직접 공유 서비스 시장 진출까지 모색하고 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차량 판매는 물론 오토론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GM과 리프트는 도시 거주자들이 리프트의 모바일 앱으로 GM의 자율주행차를 호출해 타고 갈 수 있는 ‘무인 콜택시’ 군단을 만드는 것을 장기 계획으로 추진키로 했다. GM의 댄 암만 사장은 인터뷰에서 “최초의 대규모 자율주행차 배급은 주문형 카풀 플랫폼의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이미 자동운전 기술 개발을 시작했으며 올해 안에 디트로이트 기술센터에서 자율주행차 주행 테스트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GM뿐만이 아니다. 미국 포드자동차 역시 2011년부터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지프카’와 제휴해 학생들을 상대로 한 차량공유 서비스의 최대 차량 공급업체로 부상했다. 회사는 차량 공급뿐 아니라 직접 공유서비스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도 지난해 말 우버 출자를 통해 이러한 움직임에 합류했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온라인 게임 회사 징가의 설립자인 마크 핀커스, 미국 뉴욕의 벤처 투자자인 프레드 윌슨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던 차랑공유 앱 ‘사이드카’는 경쟁업체 리프트와 우버에 밀려 서비스를 중단했다. 회사는 현재 GM이나 포드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GM 이사회는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를 회장직과 겸직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는 바라의 리더십에 대한 이사회의 신뢰를 반영한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