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신 아이폰 감산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애플의 생산 조정으로 그동안 애플을 중심으로 생성된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애플이 올 1분기(1~3월) 아이폰6S 시리즈를 계획보다 약 30% 가량 감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애플을 비롯해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했고, 이는 6일 아시아증시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애플이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시장에 쌓인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최신 아이폰 감산을 단행한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작년 9월 출시한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 1분기 생산량을 계획에 비해 30% 가량 줄일 전망이다. 신문은 2분기에는 생산량이 원상 회복되겠으나 이는 재고에 달렸다고 전했다.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 전작에 비해 기능이 식상한데다 달러 강세로 신흥국에서 가격을 올린 것이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애플이 생산 조정이라는 초강수를 둔 이유다.
애플의 생산 조정은 그동안 애플 의존도가 높았던 부품 공급업체에는 청천벽력이다. LCD 패널을 공급하는 한국 LG디스플레이와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카메라 이미지 센서를 납품하는 소니, 전자 부품업체인 TDK와 알프스전기, 교세라 등 주로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타격이 크다. 이들 업체의 주가는 최신 아이폰 감산 소식에 일제히 급락했다. 6일 일본 증시에서 알프스와 TDK, 무라타제작소, 재팬디스플레이, 샤프의 주가는 1주일 전보다 각각 4.1%, 4.0%, 3.6%, 2.9%, 2.5% 빠졌다.
앞서 애플이 2013년에 큰 폭의 생산 조정을 단행했을 때도 부품 공급업체들은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다. 이에 일부 업체는 애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 점유율 1위인 화웨이테크놀로지 등 새로운 고객사 개척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애플의 감산은 애플에도 부담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한때 전날보다 2.94달러(2.8%) 빠진 102.41달러에 거래됐다. 이후 낙폭을 2.51%로 줄여 102.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말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 전망치가 하향되면서 애플은 물론 관련주까지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지난해 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애플의 주가는 7년 만의 첫 하락세로 2015년 한 해를 마감했다. 지난달 31일까지 애플의 주가는 고점 대비 20% 넘게 떨어졌으며 지난해 1년간은 2.09% 하락했다. 애플의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깔려 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올해 아이폰 등 애플의 제품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폰 최신 모델은 카메라나 동영상 등의 성능이 향상됐다고는 하나 소비자들은 선대 모델과의 차이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문제는 아이폰의 성능이 좋아질수록 대당 탑재되는 부품 수도 늘어난다는 점이다. 그만큼 애플에 의존하는 업체가 많아진다는 의미다. 애플 납품이 늘어난 일본 무라타제작소의 경우, 최신 아이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작년 1분기(4~9월) 순익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최신 아이폰 감산은 임시 조치로 알려졌지만 관련주의 조정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