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이 지난해 결산에 들어가면서 증시 퇴출 위기에 몰린 ‘한계기업’의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두자릿수 규모로 상장폐지기업이 속출할 전망이다. 해마다 결산시즌이면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진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먼저 눈여겨볼 퇴출기준은 자본잠식 여부다. 한국거래소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기업을 즉시 상장폐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CJ푸드빌 등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CJ푸드빌은 자본잠식을 부분적으로 해소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현 상황이 유지되면 상장폐지를 피할 수 없게 되지만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어서 상폐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50% 이상 자본잠식이 두 해 연속인 경우도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코스피에서는 대한전선, STX엔진, STX중공업, 동부제철, 동부제철우, 동부건설, 동부건설우, 대양금속 등 8개사가 이 요건을 한 차례 충족했다. 이 중에서 동부제철, 대양금속 등은 지난 3분기 현재 자본잠식상태를 해소하지 못해 상폐위기에 놓여 있다.
코스닥의 경우 코아로직, 지엠피, 용현BM, 파캔OPC, 바른손이앤에이, 코데즈컴바인 등이 전년도 50%이상 자본잠식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코아로직, 지엠피, 파캔OPC 등이 50% 이상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했다.
상장폐지 규정은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더 촘촘하고 까다롭다. 코스닥의 경우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제이웨이, 프리젠, 씨엑스종합캐피탈, 파캔OPC, 백산OPC, 오성엘에스티, 오리엔탈정공, 르네코, 바른손, 세진전자 등은 이미 4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결산에서도 영업실적이 적자면 바로 퇴출 대상이 된다.
르네코, 파캔OPC 등은 지난해 3분기 현재까지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상장폐지 가능성이 큰 곳으로 분석된다. 바른손도 3분기에 가까스로 적자를 면해(영업이익 300만원) 안심할 수 없고, 다른 기업들도 4분기 실적에 따라 퇴출 가능성이 열려 있다.
2년 연속 법인세 차감 전 계속사업손실이 자기자본을 50%를 넘는 경우도 퇴출 대상이다. 올해 1호 퇴출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 승화프리텍도 이 요건으로 상장폐지됐다. 현재 퍼시픽바이오, 에이원앤, 스포츠서울, 엔알케이, 고려반도체, 코닉글로리, 엘아이에스, 코데즈컴바인, 스틸앤리소시즈, 파캔OPC, 오성엘에스티, 오리엔탈정공, 르네코, 바른손, 세진전자 등 기업이 후보군에 올라 있다.
이 밖에도 동신건설(거래실적부진), 아이디에스(매출부진), 신라섬유(주식분산미달) 등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는 종목이다. 퇴출기업의 구체적인 윤곽은 2015사업년도 회계감사보고서 제출기한인 3월에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