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장중 50포인트 넘게 빠지며 폭락했다. 예상치 못한 폭락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당혹스러워하며 그 원인을 분주히 찾는 모습이다.
2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4.19포인트(-2.34%) 떨어진 1845.4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1880대에서 출발한 뒤 꾸준히 낙폭을 키웠다. 장중 한 때는 거의 60포인트 가까이까지 떨어지며 1830선을 위협받기도 했지만 오후 2시 이후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우선 이날 코스피 급락은 유가급락으로 홍콩,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 시장 전반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흐름 속에서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이 현재까지 211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여기에 기관까지 1331억원을 내다팔며 매도행렬에 가세하자 지수 하단이 지지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의 지수의 낙폭이 커진 데 대해서는 증시 전문가들도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A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지수폭락의 배경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표면적으로는 외국인이 선물을 많이 팔아서 비차익 프로그램매도가 많았고 홍콩이나 일본 증시가 떨어진 것이 보이긴 하지만 정확히 어떤 작용이 일어났는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B증권사 선임연구원은 “현재로서는 특별한 이유가 없이 떨어졌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라며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팔긴 했지만 특별히 매도물량이 많았던 것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시장심리가 너무 취약하고 다른 아시아 시장이 떨어지다 보니 적은 매도로도 큰 충격을 받은 게 아닌가 추정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C증권사 자산전략팀장 역시 “기본적으로 중국악재, 국제유가급락, 외국인매도세가 겹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지만 이렇게 낙폭이 큰 이유는 잘 모르겠다”면서 “확실한 이유가 무엇인지 계속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여러 증권사 연구원에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상당수 연구원은 긴급 회의에 들어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시장에서 코스피 하단으로 인식됐던 1850선이 이날 붕괴됨에 따라 향후 국내 증시의 흐름을 예상하기도 어려워진 상태다. SK증권 이은택 자산전략팀장은 “지금으로선 저점 예상이 어렵다. 다만 이번 주 중으로 중앙은행들이 중국경제위기가 글로벌로 파급되지 않기 위한 방책을 내놓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이후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