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영향…"상반기, 충당금으로 손실 확대"
금융당국 PF 정리 압박에 실적 부진 지속 전망…충당금 추가 적립 분석도
3분기 실적 공시 기한이 다가온 저축은행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 분기보다 손실 폭은 소폭 줄어든 경영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적자는 계속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다.
25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분기 결산 기한인 2개월이 도래하는 이달 말까지 3분기 경영실적을 공시한다.
저축은행업권은 3분기 단일 기준 200억 원가량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상반기 누적 순손실 3804억 원을 소폭 줄일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히 추산을 해봐야 하나 3분기 200억 원 규모 순익을 거둬 적자가 소폭 줄어드는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중 일부 만기를 여러 차례 연장한 경우 예상 손실 100%를, 부실 우려 사업장에는 75% 수준으로 충당금을 적립하게 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상반기 업계 적자 실적을 두고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에 따른 대손충당금 전입액 증가 등의 영향으로 손실이 확대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저축은행이 3분기까지 정리에 나선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이 대체로 수도권 등 사업성이 높은 사업장이 대출원금 수준으로 낙찰되면서 해당 사업자 충당금이 수익으로 대거 인식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3분기 단일기준으로 순손실을 기록하는 저축은행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실적을 미리 발표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중 KB·우리·하나저축은행은 각각 25억 원, 169억 원, 13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신한저축은행만 93억 원의 순익을 냈다.
저축은행업계는 한동안 실적 불황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의 PF 사업장 정리 압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금감원은 PF 사업장 정리 실적이 부진한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면담하고, 추가 점검이 필요한 곳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을 진행 중이다. 업권 경·공매 대상 PF 사업장 정리 규모가 전체 2조1000억 원 중 8% 수준인 1800억 원에 그친 것을 두고 금융당국이 재촉을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저축은행들이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실장은 최근 열린 저축은행 리스크 관리 전략 워크숍에서 “유의 및 부실 우려 부동산 PF 비중이 타 업권 대비 높고, 관련 부실 위험도 높은 수준”이라며 “양호로 분류된 PF 사업장 분양률 부진도 이뤄져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추가 손실 인식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