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플은 인도 정부에 자사 소매 매장인 애플스토어 개장과 온라인을 통한 제품 판매를 승인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현재 애플은 인도 현지 유통업체를 통해 아이폰을 공급하고 있다.
인도 무역부의 아비타브 칸타 산업정책진흥 차관은 “우리는 애플 인도법인으로부터 신청서를 받아 검토하고 있다”며 “애플은 인도에 애플스토어를 열고자 얼마나 투자할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애플 대변인도 이 사실을 인정했으나 구체적 사항을 언급하지 않았다.
인도는 단일 브랜드에 대해서는 외국 기업들이 100% 지분으로 현지에 매장을 열도록 허용하고 있다. 인도 외국인투자진흥위원회가 지분 49%가 넘는 외국인 투자에 대해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도 무역부 관리는 “애플의 요청을 심사하는데 수주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애플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인도에 베팅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인도가 오는 2017년에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서치업체 커널리스의 루샤브 도시 애널리스트는 “인도는 거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현지에 소매 매장을 세우는 것은 기반을 굳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인도 스마트폰 판매는 283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4% 급증했다. 삼성전자가 24% 시장점유율로 1위를 달렸고 마이크로맥스(16.7%)와 인텍스(10.8%)가 나란히 2,3위를 차지했다. 레노버와 모토로라 브랜드를 보유한 중국 레노버그룹이 9.5%로 4위, 라바가 4.7%로 5위에 올랐다. 애플의 점유율은 현재 2%에 그치고 있다. 이에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쏠쏠한 재미를 본 후 새 성장 엔진으로 인도를 지목하는 셈이다.
인도 정부가 외국인 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애플스토어 개장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인도는 지난해 11월 첨단기술 제품에 대해서는 자국에 단일 브랜드 매장을 열려는 외국 기업들이 현지로부터 부품의 30%를 조달해야 한다는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애플은 전 세계에 460여 개 애플스토어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중국에 24개가 있다. 애플은 올해 전 세계에서 최대 50개 애플스토어를 새로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