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상용 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국민안전처 등은 24일 ESS를 비상(예비) 전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정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했다.
ESS는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 등에 저장했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공급하는 장치다. 주파수 조정, 신재생에너지와의 연계 등에 활용해 전력피크를 억제하고 전력품질을 향상시키거나 전력수급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ESS를 비상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명시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업계에 다소 혼란이 있었다. 에너지 업계가 이 같은 설비를 마련하려면 일일이 관계 부처에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추후 구체적인 법 규정이 마련될 때까지 활용된다.
국내 비상(예비) 전원의 설치 규모는 작년 말 기준으로 2만5096㎿(7만8476대)로 원자력발전소 18기를 대체할 수 있는 용량이다. 연간 3000여대가 신규로 설치되고 있으며 비상(예비) 전원용 ESS 보급이 확산되면 연간 1000억원의 시장이 창출될 전망이다.
비상(예비) 전원용 ESS는 초기 설치 비용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전력 사용 절감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기존 250㎾ 용량의 비상(예비) 전원을 ESS로 15년간 대체해서 운영하려면 5억3000만원의 비용이 들어 다른 발전원에 비해 처음엔 부담이 크다. 하지만 기본 요금 절감 등을 통해 15년간 4억원의 경비를 줄일 수 있으며 남는 전력을 재판매하면 추가 이익도 확보할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동이 중단된 채 보존되는 다른 비상전원과 달리 ESS는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진동과 소음이 적고 차지하는 공간도 작다는 이점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