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주식시장은 오늘날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증권거래소가 처음 문을 열 당시 12개에 불과했다. 반면 오늘날은 유가증권시장에 770개, 코스닥시장에 1157개 등 총 1927개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다. 그만큼 주식시장이 국내 기업의 든든한 자금조달 창구로서 자리매김했다는 얘기다.
60년간 주식시장의 덩치는 몰라볼 만큼 커졌다. 관련 집계가 시작된 1965년 150억원에 불과했던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지난 1월 현재 1207조4580억원으로 8만배 이상 증가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시가총액은 1400조원대로 지난 1월 말 기준 세계 13위까지 급성장했다.
한국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한 것은 저금리, 저달러, 저유가 등 이른바 ‘3저(低) 호황’으로 증시가 대중화됐던 1980년대부터다. 앞선 1970년대에 자본시장 육성에 관한 법률, 기업공개 촉진법, 사채동결 조치 등 정책적인 기반이 마련된 것도 중요한 배경이 됐다. 이에 종합주가지수는 1989년 3월 31일 사상 처음으로 1000을 돌파하기도 했다.
1990년대부터는 본격적인 개방의 길을 걸었다. 1992년 4.9%에 불과했던 외국인 보유비중은 지난해 말 현재 31.9%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이 한국 증시의 성장 과정을 ‘벤치마킹’하는 등 국제적인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그간의 성장에도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우선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만큼 국내 증시가 그에 맞는 시장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과제로는 △고질적인 지배구조 리스크 해결 △배당성향 국제적 수준으로 확대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제도정비 등이 있다.
아울러 국내 증시의 선진화를 위해 핵심기관인 거래소가 지주회사 전환과 기업공개(IPO)를 조속히 마무리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이투데이는 오는 29일 오전 9시부터 11시50분까지 금융투자협회 3층 불스홀에서 ‘자본시장 미래 60년 개혁과 과제’라는 주제로 자본시장 6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다. 자본시장의 건강한 투자문화 정착과 미래 60년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이번 심포지엄은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이 참여해 세션별 주제발표를 하고 박영석 한국증권학회장(서강대 교수)이 사회자로 참여해 초청된 자본시장 관련 전문가 패널들과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