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일부터 3일 새벽까지 본회의를 열어 그간 쟁점이 됐던 ‘테러방지법’을 비롯해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선거법’, ‘북한인권법’ 등 80여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이날 테러방지법 제정안은 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한 가운데 새누리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저항해 ‘필리버스터’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제정안 표결에 앞서 자신들의 요구를 반영한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과반 미달로 부결되자 곧바로 전원 자리를 떠났다. 국민의당과 정의당 의원들도 함께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야당은 테러방지법 통과 이후 다시 자리로 돌아와 다른 안건 심의에 임했다.
제정안이 시행되면 국내의 정보 주무기관인 국가정보원은 테러 위험인물의 △개인정보·위치정보·통신이용 정보 수집 △출입국·금융거래 기록 추적 조회 △금융 거래 정지 등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야당은 민간인 사찰을 포함한 정치 탄압에 악용될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아울러 20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정부는 3일 국무회의를 열고 선거법 공포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개정안에 포함된 선거구 획정안은 국회의원 정수를 300석으로 유지하되 지역구 숫자는 종전보다 7개 늘어난 253개, 비례대표 숫자는 그만큼 준 47개로 정했다. 분구 지역은 16개, 통합 지역은 9개이며, 이밖에 구역조정 5곳과 자치 구·시·군 내 경계조정 12곳, 선거구 명칭 변경 6곳이다.
지난 1월1일부터 기존 선거구가 무효화됨에 따라 62일동안 이어진 ‘무법상태’도 이날 겨우 해소됐다. 다만 선거구획정 지연으로 선거 일정이 촉박해지면서 진행과정에 혼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인권법 제정안도 발의된지 11년만에 빛을 보게 됐다. 북한인권법은 북한의 인권증진을 위해 ‘북한인권재단’을 설치하고 정부가 연간 200억원을 재단에 출연하도록 하고 있다. 출연금 상당 부분은 북한인권 관련 단체의 활동과 역량을 강화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또 통일부에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를 설치하고, 정부가 ‘북한인권증진기본계획’과 국군포로 및 납북자 송환, 이산가족 상봉 등의 추진 상황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여야는 당초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 40건에 더해 2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무쟁점법안 40여건을 추가해 80여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본회의 개의가 늦어져 2일 자정을 넘기자 차수변경 이후 3일 본회의 안건을 추가한 것이다.
이는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다시 국회일정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남은 안건을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