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로봇이 머지않아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영국 은행권에서 불고 있다.
로열오브스코틀랜드(RBS)가 비용절약 차원에서 고객 자문 부문 인력을 최대 550여명 감원하는 대신 로봇 자문서비스인 ‘로보 어드바이저스’가 인력 공백을 메우게 된다고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RSB는 투자자문 부문에서 220명을 감원하고 해당 서비스를 대폭 줄일 계획이다. 서비스의 문턱도 2배 넘게 높아지게 됐다. 당초 10만 파운드(약 1억7023만원)를 투자한 고객에 한해 이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앞으로 최소 25만 파운드를 투자해야 ‘사람이 직접’해주는 투자 자문을 받을 수 있다. 즉 투자금이 25만 파운드 이하인 투자자의 경우에는 온라인에서 로봇이 투자 자문을 하게 된다. RBS는 이와 함께 ‘보호 자문(protection advice)’ 부문에 대해서도 200명 감원에 나설 계획이다.
RBS의 이 같은 조치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영국 정부가 지분의 73%를 소유한 RBS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은행 지분을 매각하려 했던 정부 계획에 상당한 타격을 입자 비용 절감 차원에서 ‘로보 어드바이저’ 도입이 결정된 것이다.
영국은 2013년 ‘소매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유통 채널 규제(RDR)’를 도입해 투자금이 적은 투자자에게도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은행 수익 구조로 봤을 때는 비경제적인 조치였다.
이에 대응하고자 영국 대형 은행들은 로보 어드바이저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는 투자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고객에 적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로보 어드바이저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현재 로봇이 제공하는 투자 자문의 성격이 ‘자문’과‘투자 안내’사이에서 애매하기 때문. 로보 어드바이저가 제공한 자문이 고객 개인의 상황에 부적합하다는 것이 증명되면 오히려 고객 항의나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로보 어드바이저에 대한 안전망도 아직 없다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