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3개 주에서 13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 반 난민 민족주의 정책을 내건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약진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AfD는 이번 선거에서 크게 약진하며 3개 주 모두 주 의회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난민정책에 대한 반발을 배경으로 독일의 정치적 지형이 크게 바뀌게 됐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선거 출구조사에 따르면 AfD는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서 득표율 15%, 라인란트팔츠 주에서 12%를 각각 기록해 제3당 지위를 획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동독 지역인 작센안할트 주에서는 극우정당인 ‘페기다 운동’과 연계해 24.4% 득표율로 2위에 올랐다.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CDU, 기민당)은 바덴뷔르템베르크와 라인란트팔츠에서는 녹색당과 사회민주당(SPD) 등에 각각 밀려 제2당에 그쳤고 작센안할트에서는 1위를 유지했다. 특히 기민당은 그동안 자신의 든든한 지지기반이었던 바덴뷔르템베르크에서 득표율이 27%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해 30.5%를 얻은 녹색당에 패배했다. 이 지역에서 유권자 가운데 30%가 독일 정부의 난민정책에 실망해 지지 정당을 기민당에서 녹색당으로 바꿨다고 신문은 전했다. 작센안할트 주에서는 AfD에 표를 던진 유권자 중 40%가 이전에 투표하지 않은 사람이다. 또 AfD 지지 유권자 중 56%는 난민혼란에 이 정당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독일 일간 빌트는 이날 투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공포로 다가올 것이라며 AfD의 놀라운 인기는 메르켈의 정책에 유권자들이 심판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독일로 100만명 이상의 난민이 유입됐다. 그동안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잔혹한 행위에 대한 반성으로 독일에서 이민자 배척을 호소하는 정당의 힘이 약했다. 그러나 난민이 걷잡을 수 없이 유입되면서 외국인에 대한 불안과 차별의식이 분출된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메르켈 정권이 흔들릴 정도의 대패는 아니지만 이전처럼 탄탄한 모습은 없다며 2017년 총선 이전까지 난민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논의가 여당 내에서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