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혼하이정밀공업의 일본 샤프 인수를 둘러싸고 양측의 막판 협상이 삐걱대면서 자칫 거래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말 샤프 이사회가 대만 혼하이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이후 혼하이가 최종 인수 서류에 서명을 거절하면서 인수 마무리 작업이 25일이나 지연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당초 양측은 이달 초 인수 협상을 마무리지을 계획이었으나 혼하이의 지연 작전으로 4월에나 인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위탁 생산하는 중국 폭스콘의 모회사인 혼하이는 당초 샤프를 7000억 엔(약 7조3126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샤프가 4890억 엔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면 혼하이가 이를 사들이고, 샤프 주거래 은행 2곳으로부터 우선주 1000억 엔어치를 인수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혼하이는 잠재적 채무와 불확실한 미래 실적 등을 이유로 당초 주당 118엔에 매입하려던 샤프 신주 인수가를 깎으려 하고 있다. 또 1000억 엔에 달하는 인수 보증금 규모도 축소하는 한편 주거래 은행에 샤프 부채에 대한 이자 인하도 요구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아툴 고얄 제프리스그룹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혼하이가 인수가를 낮추려는 전형적인 협상 책략을 펼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궈타이밍 혼하이 회장은 최종 서류에 서명하기 직전에 돌연 마음을 바꿨다고 통신은 전했다. 샤프 인수 이후 감원 등 구조조정 비용으로 3000억 엔 규모의 우발채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나서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혼하이 측 변호사와 은행 등이 다시 우발채무를 면밀히 조사해 이달 초 이 채무가 인수 제안 변경을 요구할 만큼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자 혼하이는 이달 마감하는 2015 회계연도 실적이 불투명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샤프는 이번 회계연도에 영업이익이 100억 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순이익과 회계 4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전망을 공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회계 4분기 순손실만 239억 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