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가 사업권 확보를 위한 이권다툼이 가열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신규 면세점 허가를 놓고 롯데와 반(反)롯데 진영으로 갈라졌고, 통신업계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두고 SK군(群)과 반SKT 진영으로 결사항전의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인허가 정책 발표를 앞두고 산업계에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생존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의 인허가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해당 기업에 미치는 후폭풍이 상상 이상의 파장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정부가 시내면세점 사업자를 추가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뒤 유통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롯데와 반롯데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냉기류는 기획재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최로 16일 열린 ‘면세점 제도개선 방안’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공청회에는 지난번 신규 면세점 사업권을 받은 신세계ㆍ두산ㆍ호텔신라ㆍ한화ㆍSM 등 5개사 사장단이 모두 출동해 추가로 논의되는 신규 면세점 발급 요건 등에 반대의사를 피력했다.
반롯데 진영 관계자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상황에서 면세점 사업자가 또 추가되면 공멸하자는 것”이라며 신규 사업자 허용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롯데 측은 면세점 신규 허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을 앞두고 롯데월드타워점 면세점이 부활할 경우 기업가치 차이가 5조원 이상 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에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이슈를 두고 SK군과 반SKT 진영 간의 사활을 건 전쟁이 치열하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으로 방송·통신 융합과 함께 미디어 생태계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반SKT 진영을 대표하는 KT와 LG유플러스는 통신과 방송 두 산업구조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논리로 합병을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