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전날 내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원, 월 209만원을 담은 요구안을 발표했다. 민노총은 “현행 최저임금은 2014년 미혼 단신 노동자 생계비의 81% 수준에 불과하다”며 “대다수 최저임금 노동자가 2∼3인 가구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에 비춰볼 때 최저임금의 대폭적인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통상 5월말~6월초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최저임금 인상률을 제시하는데, 노동계가 이 시기를 다소 앞당긴 것이다. 민노총은 최저임금 인상을 쟁취하고자 내달 6일 전국 대학에서 800만 서명운동을 하는 등 각종 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최저임금심의위원회는 다음 달 7일 1차 전원회의를 시작으로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3개월의 논의과정에 돌입한다. 1차 회의는 상견례 자리로, 노동계와 경영계가 인상률 안을 논의해 제시하면 2차 전원회의에 회부돼 본격 논의가 시작된다.
경영계 대표인 경영자총협회 아직 내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안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데다, 정부의 ‘상위 10% 근로자 임금인상 자제’요구 등과 맞물려 ‘동결’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노동계와 경영계간의 최저임금 인상폭을 둘러싼 의견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지난해 최저임금 제도개선위원회에서 단일안을 내지 못한 최저임금 산입범위(식비, 숙박비, 상여금 등 포함 여부) 확대와 업종별ㆍ지역별 차등화 등도 내년 최저임금 논쟁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경총 관계자는 “경영계는 산입범위를 늘리고 차등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동계 반대가 크다”면서 “더욱이 한국노총이 빠진 노사정위로 안건이 넘어가 해결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