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구마모토현에 잇따라 강진이 발생하면서 경제 전체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도요타자동차와 파나소닉 등 일본 대표 제조업체들이 지진 여파로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1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도요타는 자동차 부품업체 아이신정기의 구마모토현 공장에서의 제품 공급이 사실상 막히자 18일부터 대규모 생산 조정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요타는 오는 20~23일에 모든 양산 라인을 막을 계획이다. 자회사와 합치면 23일까지 5만대 이상의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됐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미 지난 14일 지진으로 15~16일 가동이 멈췄던 도요타자동차 규슈 공장은 18~23일로 정지 기간을 연장했다.
도요타는 지난 2월에도 회사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일본 내 전 공장이 일주일동안 조업이 중단됐다. 당시 중단으로 약 9만대 생산이 늦어졌기 때문에 도요타는 여름까지 이를 만회할 계획이었지만 다시 대규모 생산 중단사태로 생산량을 회복하기가 어려워졌다.
다이하츠공업도 이날 경차를 생산하는 오이타현 나카쓰시의 제2공장과 엔진을 생산하는 후쿠오카현 구루메시의 공장에 대해 18일부터 22일까지 조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경차를 생산하는 교토부의 오야마자키정 공장도 부품 조달 차질로 20~23일까지 생산을 멈춘다.
자동차업계에만 불똥이 튄 것이 아니다. 소니는 구마모토현 기쿠요정에 반도체공장이 있다. 카메라와 스마트폰에 쓰이는 이미지센서의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이 공장은 지난 14일 최초 대규모 지진 발생 이후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나가사키현과 오이타현의 반도체 공장 일부 라인도 16일부터 조업이 중단됐다.
르네사스테크놀로지는 자동차용 반도체 주력 생산 거점인 구마모토시의 가와지리 공장 가동을 14일부터 중단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도 진원 지역에 가까운 고시시와 오즈정에 공장이 있는데 14일 지진 이후에도 조업을 재개했지만 전날 새벽 지진이 발생해 다시 생산라인을 멈췄다. 직원 피해와 건물 구조 등에 외관상 손상은 없었지만 내부 출입은 금지한 상태다.
구마모토현 나고미정에 있는 파나소닉 전자부품공장도 가동이 중단됐다.
최근 수년간 호조를 지속해온 관광산업에도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게 됐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오는 5월 16일까지 자국민의 구마모토현 도항을 금지하고 규슈 지방으로의 여행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통지를 냈다. 통지는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지진이 규슈 대부분 지역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정부도 전날 구마모토현에 대해 3단계 여행경보 중 1단계인 황색경보를 발령하고 해당 지역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규슈 외국인 입국자 수는 전년보다 69% 급증한 약 283만명으로 4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과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이 이 지역 외국인 관광객의 약 7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