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볼리가 회사뿐만 아니라, 어두웠던 가정에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쌍용자동차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한 티볼리 열풍을 쌍용차 평택공장 내 조립1라인의 직원들은 이같이 표현했다. 20일 찾은 평택공장에서는 쌍용차를 벼랑 끝에서 탈출시킨 티볼리와 준중형 코란도C를 시간당 21.5대를 뽑아내는 직원들의 손길에 생동감이 넘쳤다.
무엇보다 지난해 1월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가 선사한 ‘2016 쌍용차의 봄’은 지난 2009년 법정관리 당시 드리웠던 어두운 장막을 걷어내고, SUV 명가 재건의 꿈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티볼리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조립1팀 심종보 기술주임은 “명실상부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린 티볼리 덕에 ‘신바람 난다’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회사가 안정되니 가정생활 또한 긍정적인 변화로 직결됐다”며 “회사가 한창 어려웠을 때 얇은 월급봉투로 가족에게 면목이 없었는데, 지금은 티볼리 덕에 2배가 늘어 ‘살 맛 난다’라는 말이 입버릇이 됐다”고 말한다.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 1라인의 잔업 및 특근 신청률은 90%를 넘는다. 작지만 강한 재기의 불씨가 된 티볼리를 생산하기 위한 직원들의 열정이 24시간 풀가동의 불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심 주임은 “잔업과 특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차량 판매가 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티볼리 출시 후 급여통장 변화 등 직원들에게 희망이라는 게 생겼다. 가족들이 길거리에서 티볼리라는 말을 꺼낼 때 그 자부심이라는 건 예전과 사뭇 다른 감회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티볼리 출시 이후 쌍용차는 안정적인 경영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까지 내수 누계 판매 실적은 5만4975대로 국내 소형 SUV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여기에 티볼리에어 출시 이후 성장 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지난달 2일부터 시판에 들어간 티보리에어는 전달 3374대의 판매고를 단숨에 4797대로 끌어 올렸다. 티볼리ㆍ티볼리에어 쌍끌이 흥행을 반기는 현장 직원들의 목소리가 숫자로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조립1라인 천장에 달린 생산현황판에서 재차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오전 빨간색 LED는 목표대수 50대, 생산대수 50대, 목표시간 157분, 가동시간 156분, 정지시간 001분 등을 현황판에 찍어냈다. 공식적으로 조립1공장의 가동률은 83%에 달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100%에 가깝다. 실제로 티볼리 생산라인 가동률은 99%를 향해 달리고 있다.
‘2016 쌍용차의 봄’에는 어제 떠났던 동료를 다시 초대했다.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로 시작된 쌍용자동차의 해고자 복직사태를 티볼리가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현재 평택공장에는 희망퇴직자·해고자 24명과 그들의 자녀인 신규 채용 인원 16명 등 총 40명이 복직된 상태다. 심 주임은 “늦은 감이 있지만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변화”라며 “차가 많이 팔려 아직 돌아오지 못한 직원들도 하루속히 복직되기를 바라는 심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