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최대 관심사인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발표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남몰래 미소를 짓고 있다. 3~4곳이 추가 신설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2장의 티켓 주인공은 '롯데'와 '현대백화점'이라는게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26일 기획재정부 및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29일 전후로 서울시내면세점 추가 허용 여부와 신규 업체 수, 신청 절차를 발표할 예정이다. 추가 허용으로 확정 짓고, 3~4곳을 허용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존 사업자인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의 '월드타워점' 외에 현대백화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SK와 롯데를 구제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피하고자 3곳 이상을 허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가운데, 면세점 사업 참여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혀온 현대백화점이 '신규 티켓'의 주인공이 될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걱정을 한시름 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특허권을 빼앗긴 월드타워점은 2010~2014년까지 5년간 CAGR(연평균성장률) 21%를 달성한 알짜 면세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4820억원이다. 월드타워점을 잃게 되면 '글로벌 1위 면세점'을 향해 달려가는 신 회장에게 뼈아플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월드타워점이 부활하면 신 회장의 글로벌 비전 달성 시기도 한층 앞당길 수 있을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면세점 사업을 간절히 원했던 정지선 회장 역시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20년까지 그룹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2020 비전을 선언한 정 회장에게 '면세점'은 필수사업이다.
지난해 신규 면세점 승인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그는 정부의 방침이 추가로 가닥을 잡음과 동시에 다시금 거침없이 도전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혔다. 업계에서도 현대백화점그룹의 인프라를 주목하고 있다.
신규 티켓을 거머쥔 업체들이 명품 유치 등으로 현재 사업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인 가운데 업계는 현대백화점이 이번에 신규 특허를 얻게 되면, 백화점과 아웃렛, 홈쇼핑 등 기존 전통의 유통 채널과 브랜드 유치 및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초기에 사업 안정화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지난해 신규 면세사업권을 따내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든 한화, HDC신라, SM, 신세계, 두산 등 기존 면세점 업체들은 정부의 면세점 추가 움직임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5개사 대표들은 지난 22일 관세청을 찾아 서울시내 면세점 추가 발급에 대해 마지막으로 반대 뜻을 전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광 경쟁력 제고를 위해 면세점 추가 특허가 확실한 상황"이라면서 "다만, 과잉 경쟁에 따른 공멸을 우려하는 신규 면세점 측의 입장이 강해 4곳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