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연일 랠리다. 10일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통화안정증권(통안채) 2년물과 국고채 3년물의 경우 각각 1.415%와 1.412%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50%인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국고채 3년물간 금리 역전폭도 8.8bp(1bp=0.01%포인트)까지 벌어지며 지난해 3월11일(-9.3bp) 이후 1년2개월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기준금리와 국고채 3년물간 금리는 20bp 차이를 보이는게 정상수준으로 인식돼 왔다는 점에서 현재 시장 금리만 놓고 보면 이미 기준금리 25bp 인하 한번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외국인은 3년과 10년 국채선물시장에서 각각 4거래일연속 순매수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3년 선물은 3만1082계약을, 10년 선물은 8051계약을 순매수했다. 3년 및 10년 선물 합산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도 24만5840계약으로 3월2일 24만7506계약 이후 2개월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1계약의 가치는 3년 선물의 경우 1억원으로 보통 레버리지를 통해 120만원 정도에 살 수 있는 수준이다.
현물시장인 장외채권시장에서도 기준금리에 민감한 통안채와 국고채 3년물을 위주로 매수했다. 통안채의 경우 지난 4일 하루 동안 817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작년 11월23일 9000억원 순매수 이후 5개월만에 최대 매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 만장일치 동결을 기대하는 역설 =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연일 이어지는 랠리에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오히려 만장일치로 기준금리가 동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빌미로 조정을 보일 경우 저가매수 타이밍으로 보고 있어서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 본부장은 “만장일치 동결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번이 아니더라도 한국형 양적완화와 보조를 맞춘다는 차원에서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만장일치 동결이더라도 외국인이 쉽게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상당기간 채권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통위원 중 금리인하에 손을 든 소수의견이 나올 경우 강력한 금리인하 신호가 될 것으로 봤다. 한 외국계은행 본부장은 “4명의 금통위원이 새로 부임한 후 첫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다. 인하에 소수의견을 들었다는 것은 강력한 금리인하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정부와의 정책조합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금통위에서 한은 총재는 정책 공조를 조건으로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정부가 빠르게 구조조정과 재정보강을 추진함에 따라 정책공조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며 5월 인하를 주장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에 힘을 보태면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간 정책조합을 추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