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한국의 강력한 규제로 지도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한국의 보안 관련 법이 구글 맵서비스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유럽에서는 구글의 영향력 약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진행되는 셈이다. 한국은 중국, 러시아와 더불어 구글이 검색 부문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얼마 안 되는 시장 중 하나다. 네이버가 검색과 지도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도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지리정보원 측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관건은 국가 안보”라며 “네이버와 카카오는 정부가 제공한 지도만을 사용한다. 여기에는 민감한 시설은 가려지거나 위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안보 관련 법이 우리나라 기업에 불공평한 혜택을 주고 혁신을 저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나라 법에서 한국 정부가 제공한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하는 것도 금지돼 있다. 이들 데이터는 운전 길안내와 대중교통 정보, 인공위성 지도 작성 등에 매우 중요하다.
구글은 2008년 이후 해당 안건에 대해 국토교통부 측의 승인을 요구하고 있으나 별다른 답변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글은 2010년 중국 검색시장에서 철수했으나 중국 정부는 2008년 이후 구글 맵을 차단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구글은 구글맵에서 북한도 수도인 평양에서 영변핵과학발전센터까지 가는 도로를 포함해 길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맵에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길을 검색하면 경로를 찾을 수 없다는 에러 메시지가 뜬다.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금지 규정으로 한국에서 구글맵은 대중교통 길찾기를 제외한 3D지도와 자동차 운전 경로 안내, 보행자와 자전거 길찾기, 실시간 교통정보, 차량 내비게이션, 실내지도 등 모든 서비스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