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핀테크 산업 전반에 대한 첫 현미경 검사를 실시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핀테크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시스템리스크 조사 연내 시행을 목표로 검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진행 중인 일정이 마무리 되는 대로 전자금융업 등록 기업들에 대한 전방위 검사를 진행하려고 한다”며 “늦어도 내년 초엔 검사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주목하는 핀테크 시장은 지급결제(PG), 간편송금, 가상화폐, P2P대출, 크라우드펀딩 등이다.
금융권에는 금감원이 핀테크 산업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나서는 것은 일부 핀테크 업체가 초기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자금융업 등록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지난해 큰 폭의 사업자 등록이 이뤄졌다. 전자금융업 등록 증가율 추이를 보면 △2011년 1.7% △2012년 3.3% △2013년 0% △2014년 8.1% △2015년 23.8%으로 지난해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전자금융거래 이용 건수로는 지난해 156억7000만건으로 전년(122억7000만건) 대비 27.7% 늘었다. 이 중 PG 대행업은 95억2000만건으로 45.3% 증가했다. 선불전자지급수단도 56억9000만건으로 7% 올랐다.
전자금융업은 다양한 금융거래 활동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예상치 못한 시스템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PG사의 고객정보 관리 부실이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금융당국은 핀테크 시장이 자리 잡을 때까지 지켜보겠다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외형을 키운 핀테크 기업들이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판단, 산업 전반에 걸친 리스크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은 업력 3년이 경과한 전자금융업자에 대해 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금감원이 핀테크 산업 전반을 들여다보기로 했지만, 업종의 특성상 전수조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사는 총 3단계로 △지도공문 발송을 통한 자가 개선 유도 △샘플링 후 현장점검 △현장 검사 후 제재 등으로 나뉜다.
이와 함께 핀테크 산업의 보안성 개선 작업도 진행한다.
최근 금감원은 보안성 검사에서 기본적 요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다수의 중소 금융회사에 경영유의, 또는 개선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금감원이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자 핀테크 업계는 시장 확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보안성 검사에 대해선 수긍하는 분위기다.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산업군이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 것이 우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영세한 사업자이기 때문에 보안 운영 능력이 떨어져 고객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