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 제조사 등 45개사 시작부터 끝까지 전방위 ‘담합’…과징금 1039억원

입력 2016-06-1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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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공정거래위원회 )
(표=공정거래위원회 )
골판지상자의 주 재료인 원단과 상자 제조업체들이 원료 구매부터 중간 가공단계, 최종제품 판매단계까지 모든 유통단계에서 담합을 한 협의로 적발됐다. 45개 제지업체는 짧게는 3년, 길게는 6년에 걸쳐 전방위적인 담합 행위를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18일부터 6월8일까지 전원회의를 총 3회 열고 4개 담합사건에 가담한 45개 제지사들에 대해 총 1039억45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골판지 제조는 ▲고지 ▲원지 ▲원단 ▲지함소의 4단계를 거친다. 업체들은 폐골판지와 폐신문지 등을 수거한 고지를 가공해 주름 형태의 원지를 만든다. 원지가 가공되면 상자 원단이 되고 지함소에서 실제 소비자들이 사용되는 박스로 가공한다.

이 과정에서 고지 공급자, 원지 제조사, 원단ㆍ상자 제조사는 4단계에 걸친 담합을 하다 공정위에 적발됐다.

아세아제지, 신대양제지, 태림페이퍼, 고려제지 등 18개사는 2010년 4월부터 2012년 5월까지 모임 등을 갖고 총 6차례에 걸쳐 골판지 고지 구매단가를 1kg당 10~30원씩 인하하기로 합의했해 약 37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태림포장, 대영포장, 삼보판지, 한덕판지 등 18개사는 2007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모임 등을 갖고 총 6차례에 걸쳐 원단가격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 같은 합의를 통해 원단 가격이 10~25% 인상됐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약 41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태림포장, 한국수출포장공업, 삼보판지, 대영포장 등 16개사는 CJ제일제당 등 16개 대형 수요처에 상자를 납품할 때 상자가격의 인상률과 인상시기를 합의해 약 5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담합으로 골판지 상자 납품가격이 4~26% 인상됐다.

골판지 원지의 원료가 되는 인쇄고지ㆍ신문고지 구매과정에서도 담합이 이뤄졌다.

한솔제지, 깨끗한나라, 전주페이퍼, 대한제지 등 8개사는 2008년 9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총 18차례에 걸쳐 인쇄고지 및 신문고지 구매 단가를 1kg당 10~50원 인하하기로 합의해 공정위가 약 193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앞서 공정위는 골판지 원지 가격을 2007년 6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약 5년간 담합한 12개 업체에 총 118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골판지 상자 제조의 경우 공정 단계별로 제조사들이 수직계열화 돼 있어 메이저사들은 전 담합 과정에 참여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이들은 50∼90%에 이르는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무기로 가격을 담합해 관련 시장에서 막대한 경쟁제한을 초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희은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판매 담합으로 인한 비용 상승분은 최종제품 가격이나 품질에 직ㆍ간접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며 “제지업계 전반의 담합을 대대적으로 시정해 관련 소비재 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국내 골판지 시장 규모는 6조5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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