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교체’ 하이투자證, 매각 추진
‘매각설’ SK證 김신 대표 경영력 시험대
대형 증권사 인수합병 이슈에 판도 급변
여의도 증권가 판도가 잇따른 인수합병(M&A)에 급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와 KB금융지주의 현대증권 인수 등 대형 증권사의 M&A가 성사되기 무섭게 하이투자증권이 새로운 매물로 떠오르며 중소형 증권사 M&A 시장도 바삐 돌아가는 상황이다. 각 증권사의 선봉에 선 수장들의 역할이 주목받는 시기다.
먼저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의 자구안에 따라 연내 매각이 추진될 예정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 인수 이후 8년 만에 CEO를 서태환 전 대표에서 주익수 대표로 전격 교체했다. 주 대표는 ‘현대맨’ 서 전 대표와 달리 투자은행(IB) 전문가로, 영입설이 알려질 때부터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냔 관측이 제기됐다.
취임 후 주 대표의 행보도 매각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지난 3월 M&A 자문 분야에서 실적을 올리는 EY한영에 경영컨설팅을 의뢰했다. 당시 회사 측은 주 사장이 회사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으나 하이투자자증권 매각 시 부실자산 논란을 피하기 위한 과정이란 해석이 우세했다.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성사된다면 시장의 눈길은 SK증권으로 향할 전망이다. SK증권은 대주주 SK가 지난해 8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사의 금융사 소유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상 규정에 따라 내년 8월까지 보유 지분 10%를 전량 매각해야 한다. 이에 따라 2013년부터 SK증권을 이끄는 김신 대표가 수행할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증권가의 통합과 재편 작업이 어느 때보다 활발한 상황에는 CEO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M&A 절차와 성과에 따라 CEO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증권사 CEO의 단명 원인을 잦은 M&A에서 찾기도 한다. 최근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등 굵직한 증권사의 M&A가 이어지면서 M&A 이슈가 업계를 지배하고 있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현존하는 증권사 다수가 기나긴 풍상을 속에서 간판을 바꿔달며 살아남았다. 업계 2위 NH투자증권의 경우 1969년 한보증권에서 시작해 럭키증권, LG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을 거쳐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신한금융투자는 효성증권으로 출발해 2002년 굿모닝증권과 합병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2005년 한국투자신탁증권과 동원증권이 합병하면서 지금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처럼 M&A가 비일비재하고 부침이 심한 업계 현실에서는 CEO의 경영 연속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