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콜롬비아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다음달 15일부터 발효된다. 지난 2013년 2월 양국이 FTA에 서명한 지 3년 5개월만이다. 콜롬비아는 중남미 핵심 소비국으로 꼽히는 데다, 주요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에 앞서 FTA가 발효된만큼 중남미 시장에 대한 선점효과가 기대된다. 자동차와 화장품 등에 대한 관세철폐로 이 분야에 대한 수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7월 15일 한-콜롬비아 FTA가 공식 발효된다고 15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2014년 4월 국회 비준을 마쳐 국내 절차를 완료했다. 하지만 콜롬비아는 헌법재판소 헌법 합치성 검토를 추가로 거쳐야 해 이날 비준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한국 측에 공식 통보했다. 협정문 발효 조항에 따라 한-콜롬비아 FTA는 통보문 접수일을 기점으로 30일 후인 7월 15일 발효된다. 그간 우리 정부는 지난해 4월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조속한 비준절차 추진을 요청한 것을 포함해 여러 차례 콜롬비아의 비준절차 가속화를 촉구해왔다.
이번 협정은 콜롬비아가 아시아 국가와 처음으로 체결한 FTA다. 우리나라는 칠레(2004년), 페루(2011년) 등 남미 국가와 FTA를 맺은 바 있다. 또 우리 입장에서는 태평양동맹 국가 중 세 번째로 체결한 FTA로서, 양국간 교역ㆍ투자 관계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콜롬비아는 인구 4760만명(중남미 3위)에 국내총생산(GDP) 규모 3779억달러(중남미 4위)인 중남미에서 급성장하는 소비시장으로 꼽힌다. 경제성장률은 2013년 4.9%, 2014년 4.4%, 2015년 3.1%로 다른 중남미 국가에 비해 단연 높다.
북중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인데다 석유(중남미 4위), 니켈(중남미 2위), 천연가스(중남미 6위)가 풍부한 자원강국이어서 경제협력의 가능성도 활짝 열려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와의 교역 규모는 14억5000만달러로 우리나라는 11억3000만달러를 수출해 8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승용차,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석유화학제품을 주로 수출했고 원유, 커피, 합금철을 수입하고 있다.
양국은 협정 발효 후 10년 이내에 대부분의 상품 관세를 철폐할 예정이다. 한국은 전체 상품 품목의 96.1%(품목 수 기준, 수입액 기준으로는 99.9%), 콜롬비아는 96.7%(품목 수 기준, 수입액 기준으로는 97.8%)에 대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주력 수출 품목인 승용차(관세율 35%)는 10년 이내, 자동차부품(관세율 5~15%)과 승용차용 타이어(관세율 15%)는 5년 내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중형 디젤 승용차(SUV 포함) 시장에 대해선 콜롬비아가 9년 내 관세를 없앤다.
수출 유망 품목인 화장ㆍ미용용품(관세율 15%)은 7~10년, 의료기기(관세율 5%)와 알로에ㆍ홍삼 등 비알코올 음료(관세율 15%)는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 콜롬비아는 최근 가계 소득이 늘어나면서 미용, 의료, 웰빙 등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FTA 발효 후 이 분야에 대한 우리 기업의 수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타 주요 수출품에 대한 콜롬비아측 양허 내용은 △무선전화기, 비디오카세트레코더(VCR), 폴리에틸렌 등 합성수지 즉시 관세 철폐 △자동차부품, 버스 및 승용차용 타이어, 의류, 섬유류 등 5년내 철폐 △냉장고, 세탁기 등은 12년내 철폐 등이다.
우리나라는 커피, 화초류 등을 개방하기로 했고 쌀과 쇠고기 등에 대해서는 양허 제외ㆍ긴급 수입 제한ㆍ관세율 할당ㆍ장기 관세철페 등 보호 수단을 확보했다.
서비스ㆍ투자 분야에서도 수출입 금지품목이나 제한품목만을 정해두는 ‘네거티브 방식’을 채택해 시장접근 수준을 높였다. 송금 보장,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절차(ISD) 등 현지 투자에 대한 안정적인 환경도 조성했다. 양국은 정부조달 시장 개방에도 합의해 민자사업을 포함한 시장접근 기회를 확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 한-콜롬비아 산업협력위원회와 연계해 FTA 효과 확산을 위한 현지 활용설명회, 전문 관세사 컨설팅 등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전자상거래와 전자무역 활성화, 인프라 현대화 사업과 에너지 신산업 참여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